진갑용, "회춘은 무슨! 이 나이에 이 정도는 해줘야"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10.13 12: 41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전성기 못지 않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만 하면 "회춘했다"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 '안방마님' 진갑용(38).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재취득한 그는 2년간 총액 12억원(계약금 4억원, 연봉 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진갑용은 올 시즌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3할7리(313타수 96안타) 6홈런 57타점 27득점으로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팀내 최고참인 진갑용은 주장 역할까지 소화하면서 선수단을 이끌었다.

12일 오후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진갑용은 "회춘했다"는 표현에 대해 "회춘은 무슨. 이 나이에 이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나. 그렇지 않으면 진작에 잘렸을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광고 문구처럼.
이어 그는 "구단도 생각이 있으니 내게 그만큼 돈을 줬도 나도 그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줘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사상 첫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던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1강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에 7위까지 추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주장 진갑용은 잇딴 비난에도 개의치 않았다.
"나 뿐만 아니라 팀내 모든 선수들은 부진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 언젠가는 정상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 굳게 믿었다. 전력만 봐도 하위권에 머무를 수준이 아니었다. 지난해 우승 전력에 (이)승엽이까지 왔는데 말이 안된다".
삼성은 시즌 초반의 아픔을 딛고 정규시즌 2연패를 달성했다.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은 삼성은 9일부터 경산 볼파크에서 담금질에 돌입했다.
진갑용은 "잔치의 계절이 다가왔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없던 힘도 생긴다. 본능인 것 같다"고 껄껄 웃으며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시리즈 2연패가 목표라고 했었는데 내가 했던 말이니까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야구는 해줬던 선수들이 해준다. 무명의 깜짝 스타가 탄생하길 바라는 건 막연한 기대감일 수도 있다. 주축 선수들이 잘 해줘야 한다. 이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한다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안방마님' 진갑용도 해줘야 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따뜻하고 즐거운 겨울을 보내고 싶다"는 그가 다섯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차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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