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에 지나치게 얽매이기 보다는 스스로를 다스린다. 플레이오프에 대비하는 이만수(54) SK 감독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플레이오프 파트너가 롯데로 확정되자 SK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기존 전력분석자료를 토대로 본격적인 대비에 한창이다. 분위기를 끌어 올린 롯데의 기세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만수 SK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이 감독은 1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에 앞서 “4차전까지 모든 경기를 지켜봤다. 롯데가 분위기를 많이 탔다. 중간 투수는 물론 선발들도 다 괜찮더라”고 준플레이오프 관전평을 풀어놨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를 4차전에서 끝냈다. 그것도 역전극이었다. 좋은 분위기로 인천행 티켓을 예매했다. 게다가 5차전까지 가지 않은 덕에 투수들도 체력을 비축할 귀중한 시간을 벌었다. 만약 5차전으로 갔다면 선발로 나섰어야 할 쉐인 유먼은 6일을 푹 쉬고 플레이오프 1차전에 등판할 수 있다. 롯데가 자랑하는 불펜진 또한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SK를 상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로서는 내심 준플레이오프가 4차전에서 끝난 것이 아쉬울 법도 하다.

그러나 이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또 롯데를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신 SK가 잘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나간다는 각오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평상시대로만 해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본다. 선수들도 경기를 다 봤다. 그렇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지나친 부담감도 경계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딱 하나만 이야기했다. 기본·집중·팀,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주문이다”고 했다. 코치들에게도 선수들에게 너무 부담을 주는 행동은 삼가라고 지시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긴장할 수 있으니 너무 많은 것을 주문하지 말라고 했다.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대로만 하면 된다. 대신 (롯데의) 경기는 많이 보라고 했다”고 하면서 “팀 전술도 정규시즌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평소대로 간다”고 덧붙였다.
SK는 기초적인 플레이부터 착실히 점검하고 있다. 롯데의 번트 작전에 대비해 번트 수비 훈련에 힘을 쏟았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즐겁게, 신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면 그 다음부터는 ‘가을 DNA’가 팀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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