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승리의 요정' 강민호, 1차전 출격 준비 완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14 06: 47

롯데 자이언츠 주전포수 강민호(27), 8일 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왼쪽 눈에 큰 부상을 당했다. 송구에 눈을 직격당해 눈동자에 출혈이 일어났고, 잘못하면 시신경을 건드려 시력이 크게 떨어 질 뻔했다.
아무리 긴박한 준 플레이오프 기간이었지만 강민호는 절대안정을 취했다. 2차전에는 왼쪽 눈이 크게 부은 채 경기장에 나와 동료들을 응원했지만, 이동일이었던 10일 강민호는 부산 백병원에 입원을 했다. 좀 더 빠른 회복을 위한 조치였다. 눈동자를 움직이면 출혈이 다시 일어날 수 있어 병원에 있는 동안에는 TV 시청도 금지, 눈을 돌리는 것도 금지였다. 당연히 3차전에서 경기장을 찾을 수 없었다.
절대 안정이 필요했던 강민호였지만 4차전이 벌어진 12일 사직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용덕한이 그 자리를 성공적으로 잘 메웠지만 강민호의 장타력이 절실한 롯데, 때문에 양승호 감독은 반가움을 담아 "이제까지 TV로 편하게 봤으니까 너가 감독 자리에 앉아 있어라. 내가 병원에 좀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왼쪽 눈 앞에 기름종이를 씌워놓은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아직 눈 상태가 완전치 않은 강민호였지만 무리를 해서라도 경기장을 찾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자신의 롯데 승리의 마스코트라는 주장이다. "내가 경기장에 있었던 1차전과 2차전은 이겼다. 그런데 3차전에 빠지니까 지더라. 승리의 아이콘인 내가 있어야 롯데가 이길 것 같아서 안 올 수가 없었다"는 게 강민호의 주장이다.
야구장에는 온갖 징크스가 난무한다. 깜박 잊고 면도를 안 한날 이긴다면 계속 면도를 하지 않는 식이다. 평소 생활과 정규시즌에도 많은 선수들이 철저하게 징크스를 따지는데 하물며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절대적이다. 강민호로선 우연찮게 경기를 직접 본 날은 이기고 아닌 날은 졌으니 무리를 해서라도 경기장에 올 수밖에 없었던 것.
강민호의 지극정성 덕이었을까. 롯데는 4차전에서 두산을 꺾고 13년 만에 포스트시즌 상위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연장 10회 끝내기주자 박준서가 홈을 밟는 순간 더그아웃에 있던 강민호는 누구보다 먼저 뛰쳐나와 격한 기쁨을 드러냈다. 작년에도 플레이오프는 나갔지만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를 거뒀기에 강민호의 감격은 더했다.
강민호는 16일부터 벌어질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는 정상적으로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양 감독은 "14일까진 안정을 취하고 15일 연습을 하면 강민호는 정상적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의의 부상 후 간절한 기도와 함께 준 플레이오프를 지켜본 강민호, 이제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겨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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