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포지션이든 상관 없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3일 오후 이란 테헤란의 호만 트레이닝 센터에서 5일째 훈련에 임했다. 15분간 훈련을 공개한 뒤 나머지는 비공개로 임했다. 14일 오후 훈련을 통해 이란전에 나설 베스트 일레븐의 윤곽이 드러난다.
손흥민(함부르크)은 훈련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인터뷰서 "몸상태는 괜찮다. 좋은 것 같다"고 말문을 연 뒤 "소속팀 활약을 발판으로 대표팀에 다시 오게 돼 기분이 좋다. 대표팀은 올 때마다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서 물오른 기량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이다. 리그 7경기에 모두 출장해 4골을 기록하며 득점 공동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디펜딩 챔프 도르트문트전서는 2골을 작렬하며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다.
소속팀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 A대표팀에 4개월 만에 승선한 손흥민은 주전 경쟁이 불가피하다. 손흥민의 주포지션인 측면 공격수는 대표팀 내 경쟁이 가장 치열한 포지션이자 이청용, 김보경, 이근호 등 출중한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어떤 포지션이든 상관없다"고 자신감을 보인 뒤 "쉐도우 스트라이커는 소속팀서 해봤고, 오른쪽, 왼쪽 날개도 봐왔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며 "모두 좋아하는 포지션이고 편하게 하는 포지션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청용과 경쟁에 대해서는 "선수라면 당연히 경쟁에서 이기고 싶은 게 사실이다. 많은 형들한테 좋은 것들을 배워가고 있다"며 "경쟁을 하고는 있지만 형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험을 쌓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활약상에 대한 이유도 털어놨다. "다른 시즌과 특별한 차이는 없다. 지난 시즌에는 워낙 운이 안 좋았고 부상도 있었는데 올해는 감독과 상의도 하고, 전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아서 마음 편하게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손흥민은 "중요한 건 다치지 않고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몇 골을 넣겠다 쉽게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경기에 나설 때마다 찬스를 살리면 좋을 것 같다"고 겸손한 대답을 내놨다.
손흥민은 독일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국내외 팬은 물론이고 이란 입국 당시 현지 언론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솔직히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인기를 실감치 못하겠다는 손흥민은 "이란에 들어오자마자 인터뷰를 하자고 해서 조금 놀라긴 했다. 선수가 없었고, 내가 마지막에 나와 인터뷰를 한 거 같다"고 재치있는 대답을 내놨다.
독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서 대표팀 합류가 아쉽다고 말한 것에 대한 오해도 풀었다. 손흥민은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지 않았다. 우리가 3승 1무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던 와중에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경기를 치러야 하다보니 아쉽다고 얘기를 한 것이다"고 해명을 한 뒤 "그렇게 기사가 나간 뒤로는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오는 17일 새벽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조 1위(2승 1무)에 올라있는 한국은 2위 이란(1승 1무 1패)을 물리칠 경우 본선행의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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