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와 홈 텃세에 대처하는 최강희호의 자세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10.14 09: 30

이란 원정의 최대 암초인 고지대와 홈 텃세에 대처하는 최강희호의 자세는 어떤 것일까?.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3일 오후 이란 테헤란의 호만 트레이닝 센터에서 5일째 훈련에 임했다. 15분간 공개한 뒤 나머지는 비공개로 훈련에 임했다. 이유가 있었다. 수장의 배려였다. 주전과 비주전이 언론에 공개될 시 선수들의 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것이 최 감독의 생각이었다. 이에 따라 하루 늦춰진 14일 오후 훈련을 통해 이란전 밑그림이 드러나게 됐다.
이란전의 최대 키워드는 해발 1200m가 넘는 고지대의 적응이다. 최강희호는 지난 8일 저녁 일찌감치 이란 원정길에 올랐다. 고지대에 적응하기까지 약 일주일간 시간이 주어진 셈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일주일 갖고는 어림도 없다. 여기 사는 사람들도 계단을 오르면 산소가 부족해 숨이 차다고 말한다"며 "울산 선수들은 사우디 원정까지 다녀오며 역시차의 부담도 안았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환경을 모두 경험해 본 선수들이기 때문에 다를 것이다. 환경에 적응하고 회복하는 것에 노력을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청용도 "고지대라기보다는 날씨가 굉장히 건조하다. 선수들이 몸을 관리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어려움이 있겠지만 팬들이나 국민들이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좋은 경기로 모든 것을 말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열악하다. 최강희호는 두 번이나 훈련 장소를 옮겨다닌 끝에 호만 트레이닝 센터로 왔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최 감독은 "원래 쓰던 훈련장은 여기보다 더 안좋았다. 어렵게 이곳으로 왔는데 라이트 시설이 없어 일찍 훈련을 해야 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철저한 홈 텃세다. 당초 현지 시간으로 오후 6시로 예정돼 있던 훈련이 3시간여 앞당겨 진 이유다. 한국과 이란의 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저녁 8시에 열린다. 야간 훈련을 하지 못하는 최강희호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일정이다.
최 감독은 "모든 팀들이 테헤란에 와서 고전하는 이유다. 원정을 오면 감수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겨내고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며 담담하게 말한 뒤 "선수들의 몸상태가 어제보다 오늘 더 올라왔다. 적응 상태도 좋다. 내일 마무리 훈련만 잘한다면 준비한대로 경기를 잘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내년은 홈경기만 3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이란전이 최종예선의 마지막 고비다"며 "모든 선수들이 이란전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무장이 잘 돼있다. 선수들을 믿고 준비하고 있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한국은 오는 17일 새벽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조 1위(2승 1무)에 올라있는 한국은 2위 이란(1승 1무 1패)을 물리칠 경우 본선행의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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