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경기장도 좋지만 나에게는 창원이 최고의 경기장이다".
문태영(34, 울산 모비스)은 지난 13일 창원 실내체육관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1라운드'서 홈팀 창원 LG를 상대로 24득점을 기록했다. 문태영의 활약에 86-81로 승리한 모비스는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창원 원정 연승 기록을 3연승으로 늘렸다.
창원 원정 승리 기록을 이어갈 수 있게 만든 주인공이 공교롭게 지난 시즌까지 창원서 뛰던 문태영이었다. 이날 문태영은 37분 동안 24점을 넣으며 모비스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문태영으로서는 자신의 건재함을 알린 좋은 경기였다.

사실 경기 전 김완태 LG 단장은 문태영에게 꽃다발을 전해줬다. 2009-2010 시즌부터 3년 동안 LG를 이끌어 준 데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당시 문태영은 폭발적인 득점력을 바탕으로 LG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심지어 외국인 선수를 제치고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팬들의 관심을 사로 잡았다.
하지만 한 팀에서 3년이 지나면 떠나야 하는 귀화혼혈선수 규정상 문태영은 모비스로 옮겨야 했다. LG로서는 친정을 상대로 맹활약을 한 문태영이 야속하겠지만, 문태영으로서는 모비스에서의 데뷔전이 하필 친정 LG였던 셈이다.
문태영은 "모비스에서의 데뷔전으로 LG를 상대하게 되어 감정이 복잡했다. 여러 감정이 섞인 속에서 LG와 경기를 해서인지 기분이 묘했다"며 "상대편으로 왔음에도 꽃다발과 박수로 환영해줘서 LG팬들이 너무 좋다. 특히 프런트 직원들은 3년 동안 날 잘 대해줘서 고마웠다. 그런 의미에서 답례로 더 열심히 뛰게 됐다"고 활약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창원은 팬들이 많은 추억을 안겨준 곳이다. 그래서인지 창원에서의 모비스 데뷔전에 더 힘이 난 것 같다. 또한 최근 3년을 창원에서 경기를 치러서 익숙한 느낌도 강했다"며 "다른 경기장도 좋지만 나에게는 창원이 최고의 경기장이다. 아직 동천체육관(울산)은 익숙해지는 단계다"고 덧붙였다.
한편 모비스가 10개 구단 중 최고의 우승후보로 꼽히는 점에 대해서는 "느낌이 좋다.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보여주고 증명할 게 아직 많이 남아 있다. LG전과 같은 경우 경기를 일찍 끝낼 수도 있었다. 우승팀이 되기 위해서는 일찍 끝내는 경기가 많아야 할 것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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