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헬리곱터맘이 떴다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10.14 10: 03

'헬리곱터맘'들이 안방극장을 장악하고 있다. 마마보이 마마걸들의 구원자인 헬리곱터맘들은 자식의 문제를 두 팔 걷어붙이고 해결하는 것은 물론, 결혼이나 진로와 같은 중대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극에 갈등을 촉발시키는 것으로 전방위 활약을 펼친다.
가장 대표적인 헬리곱터맘은 KBS 2TV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에 등장하는 강순(송옥순)이다. 강순은 딸 호정(최윤영)의 인생을 모두 디자인하는 인물. 외동딸을 좋은 집안에 결혼시키기 위해 호정이 음악적 재능이 없음에도 그럴듯해 보이도록 하프를 전공하게 하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선 시장에 내보낸다. 호정 역시 어린 시절부터 엄마에게 길들여져 생채기 하나 없이 곱게 컸지만 동시에 자기 의지로 무언가를 이루지 못하는 인물.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호정의 마음에 상우(박해진)가 들어오며 강순과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생활력 강한 의대생에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긴 호정이 최초로 헬리곱터맘 강순과 벌일 한판 대결은 ‘내 딸 서영이’를 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

‘내 딸 서영이’ 속 강순이 애교수준의 헬리곱터맘이라면 그 강도가 지나쳐 우려를 사는 인물도 있다. SBS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 속 영랑(채시라)이 그 주인공. 영랑은 의붓아들 지호(주지훈)로부터 인하(지창욱)를 보호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강력한 헬리곱터맘으로 ‘다섯손가락’의 최대 갈등을 이끌어내고 있다.
영랑은 재벌집에 시집가 사는 동안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학대당하고 이를 묵묵히 참으며 장성할 아들에게 모든 기대를 걸어온 인물. 아들을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키우는 것은 물론 가업을 잇게 할 심산이었지만, 남편이 외도로 낳은 자식 지호가 집안에 들어오며 결국 참았던 분노를 터뜨렸다.
이에 인하가 지호 보다 앞서게 하기 위해 피아니스트인 아들에게 표절누명을 씌우고, 스승의 악보를 유출한 범인으로 만들며, 회사 공금을 횡령한 파렴치범으로 몰아세우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하가 난투극 끝에 살인을 저지르게 되자 이 죄까지 지호에게 뒤집어씌우는 엄청난 악행을 저지르며 ‘다섯손가락’ 속 최대 갈등의 진원지로 악명을 떨친다.
부모 자식 사이가 아닌 남매지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KBS 2TV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서 주인공 마루(송중기)는 여동생 초코(이유비)에게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오빠 노릇을 하는 ‘헬리곱터 브라더’다.
희귀병을 앓는 초코를 위해 마루는 웃음을 팔아 돈을 벌고 뒷바라지를 하며 언제 어디서든 여동생에게 달려간다. 어린 시절부터 몸이 아팠던 탓에 철없고 막무가내 버티기를 자주하는 초코에게 늘 져주는 건 마루의 몫이다. 특히 마루가 과거 아픈 초코의 팔을 뿌리치고 재희(박시연)에게 달려간 기억은 죄책감이 되어 마루가 동생에게 꼼짝 못하게 하는 트라우마를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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