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팅볼투수 변신 변용선, 롯데 PO진출 조력자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14 12: 11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는 전문 배팅볼 투수가 있다. 이들은 전문성을 갖고 타자들의 타격감각을 유지하는 데 가장 알맞은 공을 계속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에서는 배팅볼 투수들이 따로 구단과 계약을 맺고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일한다. 얼마 전에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고령 배팅볼 투수로 활약하던 이노우에 다쿠야(55)가 은퇴를 선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보통 코치들이 배팅볼 투수로 나선다. 많은 코치들은 현역시절 대투수로 명성을 떨치던 인물들이지만 모든 코치들이 배팅볼을 잘 던지는 건 아니다. 투수는 기본적으로 타자들로 하여금 공을 못 치게 해야하고, 이를 위해 수 십년을 던져왔기에 타자들이 치기 딱 좋게 던지는 게 오히려 어렵다고 말한다. 현역 때 직구 그립을 잡고 던져도 약간씩 공이 휘는 건 축복과도 같았지만 배팅볼 투수로서는 실격에 가깝다.
롯데는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새로운 배팅볼 투수를 한 명 영입(?)했으니 바로 포수 변용선(25)이다. 변용선은 선린인터넷고-중앙대를 나와 2010년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 해까지 팀의 세 번째 포수로 기회를 얻었다. 한국에 몇 없는 우투좌타 포수인 변용선은 올해 백업포수 용덕한이 영입되며 1군에는 7경기에만 출전했다.

준 플레이오프 출전선수 명단에는 들지 못한 그가 롯데 선수단과 함께하게 된 것은 선수들의 특별 요청 때문이다. 그를 추천한 건 홍성흔, 1차전을 앞두고 두산 선발인 더스틴 니퍼트와 공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변용선을 구단에 추천했다. 구단 관계자는 "평소에도 변용선이 배팅볼을 잘 던진다는 이야기가 선수들 사이에서 많이 나왔다. 시즌 중에는 던질 수 없지만 포스트시즌에는 팀에 힘이 돼 달라는 뜻에서 변용선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변용선의 공을 좋아하는 이유는 '깔끔함' 때문이다. 공을 일정한 속도와 정확한 제구, 그리고 흔들리지 않게 던져주는 능력이 변용선에겐 있다. 손아섭은 "용선이 형의 공이 가장 깔끔하다. 같은 속도로 치기 좋게 딱 들어와서 타격 감을 유지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던져 달라고 하는 곳으로 공을 정확하게 넣어 준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변용선 역시 팀에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는 "동료들이 '덕분에 타격 감이 살아났다"고 말해줄 때가 가장 기쁘다. 준 플레이오프 들어서 우리 팀 타자들이 시즌 막판보다는 잘 치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다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의 역할은 더 있다. 불펜 포수로 투수들의 공을 받아줘야 하며 공수교대 때는 강민호나 용덕한이 장비를 갖추는 사이 재빨리 나가 공을 받아준다. "포스트시즌 경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한 변용선은 "비록 올해는 선수로 포스트시즌을 함께하지는 못 했지만 내년에는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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