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스쿼드와 폭발적인 파괴력, 갑부 구단주의 아낌없는 지원이 쏟아지는 맨체스터시티의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언성 히어로의 활약이 있다.
맨시티의 '언성 히어로' 가레스 배리(31, 잉글랜드)는 팀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마리오 발로텔리, 카를로스 테베스, 다비드 실바, 아야 투레 등 쟁쟁하고 화려한 스타들이 매일같이 타블로이드지의 지면을 장식하는 사이 배리는 화려함보다 안정감을 추구하며 팀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화려한 선수들에 밀려 인색한 평가를 받을 때도 있다. 맨시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중앙을 지키고 있는 배리는 절제되고 기복 없는 플레이로 팀이 완벽한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밖에서 보기에는 화려하지 않더라도 맨시티 팬이라면 누구나 배리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는 이유다.

소리없는 영웅, 언성 히어로의 역할을 기꺼이 맡아하고 있는 배리는 14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지역지인 맨체스터 이브닝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원래 이런 방식으로 경기하는 선수다. 내가 언론에 어떻게 비치는지, 내 플레이에 대해 어떤 헤드라인이 나올지 생각하며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나를 알아봐준 감독님과 여러 해에 걸쳐 뛸 수 있다는 사실이 곧 행복이다. 경기에 나서고, 팀이 이기는 것만이 내가 관심을 갖는 전부일 뿐"이라고 강조한 배리는 "실바와 투레 같은 선수들은 경기를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다. 내가 그들에게 공을 준다면 그들은 분명 기회를 만들어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들에게 원활히 볼배급을 해주는 것이 곧 자신이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창의적이고 화려한 플레이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 선수들 사이에서 묵묵히 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배리는 팀을 보다 완벽히 만들고 승리를 일궈내기 위해 언성 히어로의 역할을 맡는 것을 즐기고 있다. 팀을 위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뛰는 선수는 골치아픈 대상이다. 상대팀들이 이티하드 스타디움의 언성 히어로, 배리를 경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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