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랗고 선한 눈망울과 세모 모양의 입술. 말 그대로 판박이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조동찬(29)은 아들 부건이를 떠올리면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부건이가 태어난 뒤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 같다". 아들을 향한 마음은 여느 아버지와 다를 바 없었다. 그는 "부건이가 야구장에 처음 왔던 날(9월 28일 롯데전) 4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최고의 복덩이"라고 아들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조동찬은 올 시즌 삼성의 2루 고민을 말끔히 해결했다. 시즌 초반에는 부상 과 부진 속에 들쭉날쭉했지만 중반 이후 안정감 넘치는 모습으로 상승세에 이바지했다. 유격수 김상수와 완벽에 가까운 키스톤 콤비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는 정규 시즌을 돌이켜 보며 "썩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동안 기대를 한 몸에 받았기에 보여줘야 할 게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게 조동찬의 설명.
이어 그는 "아들을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흔히 분유값 벌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제서야 그 의미를 알 것 같다"고 남다른 부성애를 드러냈다.

조동찬은 하위 타순의 뇌관 같은 존재. 올 시즌 8번 타자로 나서 타율 3할5푼7리(185타수 66안타) 5홈런 34타점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하지만 그는 '공포의 8번 타자'라는 표현에 대해 "운이 좋았을 뿐이다. 나는 중심 타자가 아니기에 최대한 많이 출루하고 희생 번트가 필요한 상황에서 열심히 희생 번트를 대겠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조동찬은 내년이면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 그야말로 겹경사다. 조동찬은 "둘째 아이 태명이 (부자가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강남이었는데 딸이라는 걸 알게 된 뒤 공주로 바꿨다. 공주까지 있으니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마지막으로 조동찬은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빠가 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각오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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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