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다섯손가락', 주지훈도 점 찍고 돌아올라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10.14 15: 46

[OSEN=취재석] SBS 주말극 '다섯손가락'이 도넘은 막장 전개로 시청자들의 울화통을 터지게 만들고 있다.
'다섯손가락'은 연기파 배우 채시라의 안방 복귀, 군 제대한 주지훈의 지상파 컴백작으로 일찌감치 많은 드라마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작품. 방송 초기 여주인공 홍다미 역 캐스팅이 티아라 멤버 함은정에서 진세연으로 교체되면서 잠시 논란에 휩싸였지만 그만큼 내실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회를 더할수록 '다섯손가락'은 애초 우려를 샀던 막장 논란을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 채시라 주지훈 지창욱 차화연 전노민 진세연 전미선 등 출연진 모두가 열연을 펼치며 호평을 받을 만한 상황이지만 막장 스토리가 거센 비난을 받는 통에 시청률 성적도 평균 한 자릿수를 기록, 신통치 않은 분위기다. '다섯손가락'은 우려했던 대로 김순옥 작가표 막장의 답습이었던 것이다.

김 작가는 전작인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 '웃어요 엄마' 등을 통해 '막장 제조기'라는 오명을 얻은 바 있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아내의 유혹'은 주연배우 장서희와 김서형의 열연이 화제를 모으긴 했지만 점 하나 찍고 딴 사람인 것처럼 돌아와 복수를 한다는 설정, 악녀의 명분 없는 무개념 행각 등 온갖 막장 코드를 총집합시키면서 대표적인 막장 드라마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말도 안 되는 스토리에도 시청률은 고공비행. 그야말로 '욕하면서도 보는 드라마'의 대표적인 예다.
김 작가의 신작이란 점에서 '다섯손가락' 역시 애초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지됐다. 복수와 배신, 출생의 비밀 등 다수의 막장 드라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코드들이 있는 대로 다 들어갔다. 이복형제인 것으로 설정됐던 유지호(주지훈 분)와 유인하(지창욱 분)가 어쩌면 모두 채영랑(채시라 분)의 뱃속에서 나온 형제일 가능성까지 암시했다. 여기까지는 흥미진진한 극 전개라고 해두자.
그러나 모성이라는 명분으로 온갖 악행을 일삼는 채영랑의 이야기는 아무리 한수 접어준다고 해도 지나치다. 친아들인 유인하의 성공을 위해 유지호를 방해하고 사사건건 위기를 만들어왔던 그녀는 지난 13일 방송분에서는 급기야 유지호에게 살인 누명까지 씌우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아무리 유인하에 대한 모성애가 절절하다고 해도 엄연히 유인하와의 몸싸움 도중 죽음에 이른 홍우진(정은우 분)이 유지호에 의해 사망한 것처럼 상황을 꾸미는 대범함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기 충분했다. 더욱 기가 차는 것은 사망 현장에 유지호의 차가 있고(사실은 유인하가 엄마를 찾기 위해 타고 온 것) 채영랑의 음모에 빠진 유지호가 마침 현장에 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범죄 사실을 추궁하는 경찰의 태도였다. 또한 이러한 채영랑의 계략에 늘 순순히 걸려들고 번번이 당하고 마는 유지호의 무능력함은 이제 동정표는커녕 보기 불편할 정도다.
이제 이 드라마는 어디로 갈 것인가. 30부작으로 기획된 이 작품은 중반부를 넘어서고 있다. 불쌍한 유지호는 아버지 회사와 여자를 지키기 위해 채영랑 모자의 질긴 악행에 맞서고 있다. 혹시라도 유지호는 채영랑이 고용한 괴한들로부터 각목이라도 한대 맞고 정신을 잃은 뒤, 1년 후쯤 얼굴에 점 하나 찍고 돌아와 채영랑 모자를 곤경에 빠뜨리며 복수를 벌일 심산일까. 그간의 전개를 되짚어보면 가능성이 없는 얘기도 아니다.
윤가이 기자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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