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울산전 승리로 잡은 세 마리 토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0.14 16: 54

포항 스틸러스가 흔치 않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은 14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K리그 34라운드 울산과 홈경기서 김대호와 아사모아, 박성호가 3골을 합작하며 3-1로 승리를 거뒀다. 18승 5무 12패 승점 59점을 기록한 포항은 울산(16승 10무 9패 승점 58점)을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리그 4위로 올라섰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3위 수원 삼성과 승점 차를 3점으로 좁혔다. 맞대결 결과에 따라 충분히 역전을 할 수 있는 차이다. 선수들에게 순위 싸움이 큰 의미가 생긴 만큼 동기부여에 긍정적인 것은 분명하다.

포항의 수확은 단순한 순위 상승이 아니다. 오는 20일 경남 FC와 FA컵 결승전을 대비해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 이날 포항은 경남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핵심 미드필더 황진성이 출전하지 못하는 것을 고려, 과감하게 출전선수명단서 황진성을 제외하고 신진호를 투입했다. 
황진성의 자리인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공격을 지휘한 신진호는 경기 초반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전반 39분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김대호의 선제골을 도우며 여유를 찾았다. 황 감독이 "의욕이 너무 앞선다"고 걱정하던 모습을 지우게 되는 순간으로, 경남전에서 신진호가 어떤 마음 가짐으로 경기에 임해야 할지 알게 된 좋은 예행 연습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선수들이 바라고 바라던 복수극을 완성했다.
포항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울산을 만나 0-1로 아쉽게 패배했다. 포항은 당시 패배를 포함해 이번 시즌까지 울산전에서 4연패를 당하며 매번 복수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포항은 울산의 끈질긴 추격을 물리치고 승리를 따냈다.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악연을 끊고 중요한 길목에서 복수에 성공한 셈이다.
포항으로서는 울산전에서 거둘 수 있는 모든 수확을 따냈다. 정규리그에서의 순위 상승, FA컵 결승전을 위한 대비, 그리고 완벽한 복수극으로 인한 선수들의 사기 상승은 포항이 바라던 최상의 성과다. 포항으로서는 홀가분하게 경남과 FA컵 결승전에 임할 날만 남았다.
sports_narcotic@osen.co.kr
포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