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발언' 네쿠남 도발, 능구렁이처럼 받은 기성용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0.15 13: 03

"여기가 지옥은 맞는 것 같아요. 인터넷도 안 되고 날씨도 이상하고 운동장도 안 좋고".
기성용(23, 스완지시티)은 상대의 도발을 능구렁이처럼 받아넘겼다. 지난 2009년 이란전을 치를 때 막내였던 기성용은 어느새 훌쩍 커 대표팀의 든든한 축으로 자리매김해 있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17일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을 위해 죽음의 이란 원정을 떠났다. 경기가 열리는 곳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아자디 스타디움. 10만 명의 관중이 쏟아내는 열렬한 응원과 고지대에 위치한 특성 때문에 원정팀이 힘든 경기를 펼치게 되는 곳이다.

아자디 스타디움에 대한 이란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안방에서 쉽사리 패하지 않는 이란은 한국에 또 한 번의 원정패를 안겨주겠다고 호언장담 중이다. 경기를 앞두고 이란의 핵심인 자바드 네쿠남(32)이 "한국은 이란을 이길 수 없다. 우리는 이란 국민들의 응원이 필요하다. 모두 함께 아자디 스타디움을 한국의 지옥으로 만들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하지만 이런 도발에 정작 선수들은 담담하다. 특히 대표팀 막내에서 '믿을 맨'으로 거듭난 기성용은 네쿠남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여기가 지옥은 맞는 것 같아요. 인터넷도 안 되고 날씨도 이상하고 운동장도 안 좋고"라며 넉살 좋게 받아넘겼다.
물론 이란 원정은 네쿠남의 말처럼 쉬운 경기가 아니다. 아자디 스타디움서 2무 2패로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는 사실은 부담이다. 하지만 기성용은 "우리는 준비를 잘 하고 있다. 지옥이라고는 해도 한 번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결과를 얻어야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이기려고 노력할 것이고 충분히 그럴만한 실력이 있다"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임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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