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냐 마느냐 고민하는 것 같더라".
'코리안특급' 한화박찬호(39)가 현역 연장과 은퇴 여부를 놓고 조금 더 고심하기로 했다. 박찬호는 15일 김응룡 신임 감독 취임 및 상견례를 위해 대전구장을 찾았다. 그러나 유니폼을 입고 김응룡 감독과 상견례한 나머지 선수들과 달리 정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이어 그라운드 상견례에서는 유일하게 자리에 빠졌다.
사실 상견례 전에 박찬호는 김응룡 감독과 따로 면담 자리를 가졌다. 기자회견에서 김응룡 감독은 "아까 조금 전에 박찬호와 처음 만났다. 20~30분 정도 이야기했다"며 "아직 내년 시즌 선수생활을 하느냐 마느냐 결정을 못한 것 같더라. 11월에 미국을 다녀온 뒤 결정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박찬호가 상견례에서 유니폼 차림으로 참석하지 않은 건 미디어의 쏠리는 관심 때문이었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박찬호의 은퇴가 핫이슈로 떠올랐는데 김응룡 감독과 이종범 주루코치가 한화에서 첫 발을 떼는 이날 자리에 자칫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을까 우려한 것이다.
박찬호는 지난 3일 대전 KIA전에서 시즌 마지막 경기 마친 뒤 은퇴 여부에 대해 "조심스럽게 고민하고 있다. 최선을 다했기에 더 이상은 없다고 본다. 구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봐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들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은퇴로 살짝 기울어있는 뉘앙스였지만 현역 연장의 여지도 남겨놓았다.
구단은 일찌감치 박찬호의 현역 연장을 염두에 두며 보호선수 명단도 짜놓았고, 김응룡 감독도 이미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찬호를 마무리투수로 쓰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함께 뛰는 선수들도 박찬호의 필요성을 확실히 느끼며 내년에도 함께 했으면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박찬호 본인의 의지. 박찬호와 절친한 이종범 코치도 그의 의사를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했다. 이종범 코치는 "본인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나도 그 나이까지 선수 생활했다. 구단이 아닌 본인의 의지로 결정하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며 "같이 하자거나 그만 하라는 것보다는 본인이 프로로서 현 위치에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찬호의 의견을 가장 존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다만 결정을 빨리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9구단 NC에 제출해야 할 보호선수 명단 때문이다. 보호선수 제출 및 지명기간이 한국시리즈 직후 일주일 내로 완료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박찬호가 은퇴를 결심한다면 그 이전에 의사를 나타내야 구단의 결정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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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