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스크린에서는 여배우들의 묵직하고 강렬한 변신이 주목된다. 성폭행 피해자가 된 딸을 위해 직접 나서는 모정 절절한 어머니로의 변신이다.
장영남은 영화 '공정사회'에서 무능한 사회 공권력과 부정한 남편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10세 딸아이의 성폭행범을 직접 잡아 자기만의 방식으로 응징하는 주인공 역을 맡았다.
특히 부실수사를 일삼는 경찰과 명예욕에 눈이 멀어 가족을 저버리는 남편에 대항해 포기 하지 않고 사적 복수에 성공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전했다.

지난 12일 열린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비전의 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의 여자배우상을 수상하며 그 연기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장영남은 대한민국 '아줌마'의 강렬한 모성애를 절절하게 그려냄과 동시에 관객들에게 통쾌함까지 선사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보는 이를 답답하고 분노케 하기 충분하다.
또 한 명의 배우는 유선이다. 유선은 영화 '돈 크라이 마미'에서 성폭행 당하고 자살한 딸의 엄마 역할을 연기하면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펼친다.
실제 삶 속에서 엄마의 감정을 느낀 적은 없었지만 대본의 강렬한 힘에 이끌려 출연을 결심했다는 유선은 어두운 연기와 엄마라는 역할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며 다시한 번 '연기파 여배우'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돈 크라이 마미'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딸을 잃게 된 엄마가 법을 대신해서 복수를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해 미성년 가해자에 대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딸 역을 맡은 남보라의 눈물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부모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가장 큰 고통을 겪은 어머니들로 분한 여배우들은 단순히 영화를 넘어 사회적으로 울림을 전달 것으로 보인다. 미성년 성폭행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큰 요즘, 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동시기 두 편이나 등장한다는 것도 주목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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