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에서 큰 변수로 떠오른 홈런에 대한 양 팀 사령탑의 생각은 같은 듯 하면서도 조금은 달랐다.
팽팽한 승부에서 홈런이 나올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심심찮게 홈런 한 방이 승패를 뒤집어놓는 경우가 많았다. 확률이 떨어지는 만큼 효과는 만점이다. 당장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는 박준서(1차전) 용덕한(2차전)이 홈런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 홈런 두 방은 롯데를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려놓는 결정적인 몫을 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두 팀은 5경기에서 총 9개의 홈런 공방전을 벌였다. SK가 5개, 롯데가 4개를 때렸다. 특히 SK는 시리즈의 향방이 갈린 5차전에서 뒤지고 있다 박정권의 홈런 2방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 기억을 가지고 있는 두 팀에는 나란히 ‘홈런 경계령’이 떨어져 있다.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도 양 팀 감독들은 홈런에 대해 적잖은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우선 준플레이오프에 홈런의 덕을 톡톡히 본 양승호 롯데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벤치에서 포수에게 볼 배합 사인을 내줘야 한다. 큰 것 한 방이면 승패가 갈린다. 덕아웃에서 신경을 써야 한다”라고 하면서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의외의 선수들이 홈런을 쳤는데 플레이오프에서는 기존의 선수들이 좀 쳐줬으면 한다”라고 기대했다.
이만수 SK 감독도 “준플레이오프에서 박준서와 용덕한이 팀을 건지는 홈런을 쳐 경기를 마무리했다”라고 경계했다. 그러나 양 감독에 비해 홈런에 대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시즌 때와 마찬가지로 홈런보다는 많은 안타로 활발한 공격을 펼쳐줄 것을 주문했다. 이 감독은 “우리들도 한 방을 기다린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우리 선수들은 홈런보다는 안타나 2루타를 많이 쳐서 더 재밌는 야구, 짜임새 있는 야구를 했으면 하는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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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