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가장 경계하는 부분은 역시 롯데의 기세였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3승1패로 꺾고 플레이오프에 올라왔다. 그 과정에서 기세를 제대로 탔다. 2008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 승리인데다 3승 모두 역전승이었다. 특히 시리즈를 결정지은 4차전에서는 연장 10회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SK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달리 느긋하게 준플레이오프 승자를 기다렸다.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분명 우위다. 그러나 롯데의 기세가 워낙 좋은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심리적으로는 다소 쫓기는 느낌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이만수 SK 감독과 이호준 정근우도 이에 적잖은 부담감을 드러냈다.

이만수 감독은 “롯데가 분위기를 잘 타더라”라고 했다. 1·2차전을 승리한 롯데는 3차전을 내주며 분위기가 다소 꺾이는 듯 보였다. 그러나 저력을 발휘하며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냈다. 이 감독은 “4차전 박준서의 마지막 득점 때 송승준 홍성흔이 같이 좋아하는 모습을 봤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이게 롯데의 강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약간 두려운 마음은 있다”라고 걱정했다.
행사 내내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던 이호준과 정근우도 롯데의 분위기를 경계하는 인상이 역력했다. 이호준은 “사실 1차전 경기를 보는 순간 롯데가 올라올 것이라 예감했다”라고 하면서 “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정근우도 “큰 경기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롯데 선수들의) 눈빛부터가 많이 달랐다. (정)대현이형이랑 그렇게 오래 같이 뛰었는데 SK에서는 그런 눈빛을 본 적이 없다”고 웃은 뒤 “그만큼 팀이 잘 뭉쳐있고 그래서 두산을 꺾고 올라오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이에 맞서는 SK로서는 1차전에서 롯데의 분위기를 끊어놓을 필요가 있다. 롯데 1차전 선발이 팀 에이스인 쉐인 유먼임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유먼을 무너뜨리고 흐름을 가져온다면 롯데를 급격하게 흔들 수 있다. 이에 이만수 감독은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다.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것이 SK의 야구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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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