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도 Go!' 최강희호, 이란전 공격 카드 총동원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0.16 07: 02

그야말로 '못 먹어도 고(Go)'다.
K리그 시절부터 특유의 '닥공' 컬러링으로 자신의 개성을 확고히한 최강희 감독은 '죽음의 원정' 이란을 앞두고도 본연의 색깔을 잃지 않을 예정이다.
한국은 오는 17일 새벽(한국 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현재 2승 1무 승점 7점을 기록 중인 한국은 1승 1무 1패 승점 4점의 이란에 앞서 A조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으로선 이번 이란 원정이 월드컵 본선 진출의 최대 고비다. 이기면 본선행의 8부 능선을 넘게 된다. 하지만 이란에 잡혀 승점 3점을 헌납한다면 피말리는 순위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전을 앞둔 한국은 14일 이란 테헤란의 페이칸 훈련장에서 주전 예측의 실마리가 될 미니게임을 가졌다. 통상 주전조와 비주전조로 나뉘는 최강희호의 훈련에서 이란전 원톱 자리를 꿰찬 이는 박주영(27, 셀타 비고)이었다.
박주영은 이번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이동국을 대신할 원톱 공격수로 사실상 자리를 굳혔다. 박주영의 뒤를 받칠 처진 스트라이커 역할로는 한창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는 손흥민(20, 함부르크)가 유력하다. 빠른 발에 박주영 못지 않은 침투 능력,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재기넘치는 플레이는 이란의 수비를 흔들 만하다. 김보경과 이청용 역시 좌우 날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과 손흥민의 빠른 공격 전개와 날카로운 공간 침투가 전반전 득점을 노리는 카드라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를 위한 '플랜 B'로는 아시아를 호령하고 있는 울산의 '빅 앤 스몰' 투톱, 이근호와 김신욱이 있다. 후반 언제라도 투입 가능한 이근호와 김신욱은 박주영-손흥민과 또다른 공격력으로 이란의 수비를 흔들 예정이다.
'원정팀의 무덤'으로 손꼽히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은 무적을 자랑한다. 이란이 이 곳에서 패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최근 8년간 단 2패에 불과할 정도로 절대적인 우위를 자랑한다. 고지대인데다 10만여 명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서 제 기량대로 경기를 이끌어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 역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2무 2패를 기록하며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 축구에서 무시할 수 없는 상대전적의 법칙은 이란 원정길을 항상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최 감독이 출전을 앞두고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비기기만 해도 본전은 찾는 셈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란 원정이다. 불리한 조건 속에서 철저하게 수비적으로 돌려 승점 1점을 따는 방안도 있다. 하지만 최강희호는 여전히 닥공 컬러를 장착 중이다. 공격으로 승부를 가르겠다는 것이다. 무승부는 어디까지나 차선의 방안이다. 그야말로 '못 먹어도 고'다.
과연 최강희호가 2009년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예선 당시 사우디아라비아가 거둔 2-1로 승리 이후 처음으로 이란에 홈 패배를 안길 수 있을까. 주전 원톱의 교체와 위력적인 빅 앤 스몰 조커의 날카로움이 살아있는 최강희호의 닥공이 이란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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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이란)=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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