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캡틴' 하바드 네쿠남(32, 에스테그랄)이 한국전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7일 새벽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조 1위(2승 1무)에 올라있는 한국은 2위 이란(1승 1무 1패)을 물리칠 경우 본선행의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양팀 감독과 주장들은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오후 이란 테헤란의 풋볼 아카데미 호텔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앞서 지옥발언으로 언론플레이를 펼쳤던 네쿠남은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과 동석해 수많은 취재진의 질문 세례를 받았다.

네쿠남은 "수비도 문제지만 오히려 공격이 더 큰 문제다"며 "최종예선 3경기서 단 1골 밖에 넣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란은 최종에선 3경기를 치르는 동안 1실점의 짠물 수비를 펼쳤다. 하지만 1골의 빈공에 시달리며 카타르, 우즈베키스탄에 골득실에 앞선 불안한 2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전서 패할 경우 본선행의 가시밭길을 걷게 된다.
과거 알리 다에이처럼 전방에서 확실하게 방점을 찍어줄 스트라이커가 없다. 최 감독도 "이란의 핸디캡은 스트라이커다. 알리 다에이와 같은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없다"고 말하며 이란의 부족한 결정력을 꼬집었다.
네쿠남은 이어 "만약 한국과 경기서 패하더라도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다"며 "다른 경기도 남아 있기 때문에 본선행이 가능하다"며 에둘러 말한 채 황급히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한국은 이란과 역대 전적서 9승 7무 9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원정서는 2무 2패로 단 한 번도 승전보를 울리지 못했다. 지난 1974년 아시안게임 이후 38년 동안 이어져왔던 무승이다.
최강희호가 지긋지긋했던 이란 원정의 무승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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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이란)=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