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양승호 "조인성, 다리 후들후들 흔들리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16 17: 15

"(조)인성아, 얼른 이리 와봐".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16일 문학구장. 경기 전 인터뷰를 갖던 롯데 양승호(52) 감독은 SK 포수 조인성이 다가오는 걸 보더니 반갑게 인사를 하며 그를 더그아웃 안으로 불렀다.
양 감독과 조인성은 신일고 선후배 사이다. 정규시즌 때에도 조인성은 롯데와 경기를 할 때면 항상 양 감독을 찾아와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이번에도 잊지않고 롯데 더그아웃 바로 앞까지 온 조인성, 하지만 큰 경기를 목전에 두고 상대 더그아웃에 들어가기 불편한 듯 입구에 서서 양 감독에 고개숙여 인사를 했다.

그러자 양 감독은 "인성아, 얼른 이리 와봐"라고 더그아웃 안으로 조인성을 부른 뒤 악수를 하고서야 그를 다시 보내줬다. 옆에 있던 취재진이 양 감독에 '조인성 선수, 10년 만에 포스트시즌 나가는 것'이라고 알려주자 껄껄 웃으며 "조인성, 그래서 다리가 후들후들 흔들리네"라고 말했다. 상대 포수를 견제하는 뼈있는 농담이었다.
양 감독은 후배가 큰 경기를 앞두고 찾아온 게 싫지 않은 눈치였다. 그렇지만 또 다른 후배인 안치용의 이름이 나오니 손사래를 쳤다. 올해 부진했던 안치용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빠졌다. 평소 장난기가 많은 안치용은 양 감독에 인사를 와서 "어이 감독님"하고 엉덩이를 툭 치고 가거나 "용돈 좀 달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었다.
"안치용 (엔트리에서) 떨어진 게 우리는 땡큐"라고 말한 양 감독은 "인사 와봐야 용돈 달라는 말만 하는데 안 봐서 다행"이라고 했다. 사실 양 감독이 안치용을 견제한 건 롯데전 성적 때문이다. 올해는 부진했지만 지난해 안치용은 롯데전에서 타율 3할2푼을 기록했고 시즌 12홈런 가운데 5홈런을 몰아서 쳤다. 양 감독이 "우리랑 붙으면 유독 잘 친다"고 안치용의 엔트리 탈락에 가슴을 쓸어내린 이유다.
롯데는 준 플레이오프에서 김동주가 빠진 두산과 붙어 승리를 거뒀다. 올해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김동주지만 그가 없던 두산 타선의 무게감이 달랐다는 게 롯데 투수들의 설명이다. 안치용이 빠진 것을 이와 비교할 수 있냐고 묻자 돌아온 양 감독의 대답, "에이, 사실 김동주랑 비교하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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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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