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의 성패를 가를 최강희호의 새 포백라인이 3경기 1골의 이란을 맞아 찰떡궁합의 호흡을 준비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현지 시간으로 16일 오후 8시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조 1위(2승 1무)에 올라있는 한국은 2위 이란(1승 1무 1패)을 물리칠 경우 본선행의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최대 화두인 포백 라인이 완성됐다. 고민거리였던 좌우 풀백에는 윤석영(전남)과 오범석(수원)이 선택을 받았다. 베테랑 수비수 이정수(알 사드)의 낙마로 공백이 생긴 곽태휘(울산)의 짝은 '인천의 캡틴' 정인환이 메운다.

심히 기대가 되는 조합이다. 지난 우즈벡전을 기점으로 불안한 수비진이 과제로 떠올랐다. 당시 한국은 좌우풀백으로 나선 박주호-고요한의 부진에 이정수마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우즈벡의 공세에 적잖이 당황했다.
수장 최강희 감독은 본선행의 분수령이 될 이란전을 앞두고 칼을 빼들었다. 남아공월드컵과 아시안컵 등 굵직한 대회를 경험한 이정수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최종예선 3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던 왼쪽 풀백 박주호(추후 박원재 대신 합류)도 내쳤다.
패기와 경험을 두루 갖춘 이들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 윤석영과 A매치 41경기 출전에 빛나는 오범석을 좌우풀백으로 낙점했다. 오범석은 지난 2009년 죽음의 이란 원정을 소화했던 경험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천의 캡틴 정인환도 이정수의 대체자로 눈도장을 찍었다.
핵심은 호흡이다. 개인의 기량은 출중하나 A대표팀서 처음으로 구성되는 조합이라 우려섞인 시선이 존재할 만하다. 더구나 상대는 38년 동안 승리를 맛보지 못했던 이란 원정이다.
하지만 K리그와 연령별 대표팀서 동고동락했던 경험이 자신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정인환은 평소 자신의 우상이라고 밝힌 곽태휘와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전남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전남 유스출신 윤석영도 곽태휘 정인환과 한 팀에서 플레이를 펼쳤다.
곽태휘와 오범석은 지난 2010년 동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서 발을 맞췄고, 정인환과 오범석도 지난 2006 도하아시안게임 대회를 통해 국제 대회를 경험했다.
A대표팀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이들이지만 실상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주장 곽태휘도 결전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공식 기자회견서 "수비진은 조직력이 좋아야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며 "커뮤니케이션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조직력을 다지고 있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란 원정 첫승을 위해서는 안정된 수비진의 임무가 막중하다. 선제골을 허용할 경우 경기 양상은 급격하게 흔들릴 수 있다. 최종예선 3경기서 1골에 그치며 빈공에 시달리고 있는 이란이지만 주장 하바드 네쿠남(에스테그랄)과 알리 카리미(페르세폴리스) 등의 베테랑 선수들을 비롯해 마수드 쇼자에이(오사수나), 아시칸 데자가(풀럼), 레자 구찬네자드(신트 트루이덴) 등의 공격수들을 경계해야 한다.
한국은 이란과 역대 전적서 9승 7무 9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원정서는 2무 2패로 단 한 번도 승전보를 울리지 못했다.
지난 1974년 아시안게임 패배 이후 38년 동안 무승의 늪에 빠졌던 한국이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새 역사를 써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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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영-곽태휘-정인환-오범석 / 테헤란(이란)=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