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7K' 유먼, 아름다웠던 서클 체인지업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16 20: 04

롯데 자이언츠 좌완 쉐인 유먼(33)의 결정구는 서클 체인지업이다. 최고구속 140km 후반대의 직구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뒤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서클 체인지업을 던진다. 한참 뒤에 떨어진 관중석에서 지켜봐도 유먼의 서클 체인지업은 날아가다 멈추는 것 같이 느껴진다.
유먼은 16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서 5⅓이닝 5피안타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올해 13승7패 평균자책점 2.55로 호투한 유먼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자신의 몫을 했다. 올 시즌 SK를 상대로는 5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27로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역시 서클 체인지업이 유먼에겐 전가의 보도였다. 7명의 우타자가 라인업에 포진한 SK 타선은 이호준의 솔로 홈런을 제외하고는 유먼의 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SK 우타자들은 5⅓이닝동안 유먼에게 7개나 삼진을 빼앗겼다. 이 가운데 2개는 직구, 나머지 5개는 서클 체인지업이었다.

서클 체인지업은 직구와 같은 궤적으로 날아오다 홈 플레이트 앞에서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 아래로 떨어지는 공이다. 흔히 좌투수가 우타자를 상대할 때 불리하다고 말하는데 유먼은 서클 체인지업이 있기에 약점을 드러내진 않는다.
1회는 가볍게 막았다. 직구 구속은 140km대 초반으로 완벽하게 올라오진 않았지만 서클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SK 3명의 타자를 손쉽게 처리했다. 그렇지만 2회 선두타자 이호준에 홈런포를 맞았다. 직구가 한 가운데 몰렸고, 이호준이 이를 놓치지 않고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 시켰다. 유먼은 정규시즌에도 이호준에 홈런을 1개 허용했었다.
0-1로 뒤진 3회 유먼은 다시 위기를 맞았다. 2사까지 잘 잡은 유먼은 정근우와 박재상에 연속안타를 맞고 2,3루에 주자를 보냈고 1루가 비자 최정에 고의4와 다름없는 볼넷을 내줘 만루가 됐다. 바로 전 타석에서 홈런이 있는 이호준을 상대로 유먼은 2볼로 몰렸으나 유인구를 통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페이스를 찾은 유먼은 4회와 5회를 3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침묵하던 타선도 6회 반격에서 동점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유먼은 6회 첫 타자 박재상에 안타를 허용했다. 타석에 선 타자는 최정, 보통의 좌투수였으면 교체됐겠지만 유먼은 서클 체인지업과 빠른공을 앞세워 최정에 중견수 뜬공을 유도하고 이호준 타석에서 마운드를 김사율에 넘겼다. 하지만 김사율은 유먼이 남겨 둔 주자를 홈에 불러들여 유먼의 실점은 2점이 됐다.
6회말 현재 롯데는 SK에 1-2로 뒤지고 있다.
cleanupp@osen.co.kr
인천= 이대선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