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또 미친‘ 박정권, 역시 가을 해결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0.16 21: 03

정말 가을이다. 그의 불방망이가 다시 가동되었으니까.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3할7푼9리, 플레이오프 통산 4할2푼9리로 ‘추남’의 면모를 제대로 과시한 ‘정권 V' 박정권(31, SK 와이번스)이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키는 천금 결승타로 팀의 선제승을 이끌었다.
박정권은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2012 플레이오프 롯데와의 1차전에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1-1로 맞선 6회말 2사 3루에서 올 시즌 롯데의 마무리로 뛰던 김사율의 7구 째 바깥으로 흐르는 포크볼을 밀어쳐 1타점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 타점은 이날 2-1 승리의 결승타점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박정권은 초반 주장 직함에 대한 부담감 등이 경기력으로 이어지며 한동안 1할 대 타율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등 슬럼프를 겪었다. 후반기 들어 다시 제 위력을 찾기는 했으나 그의 시즌 성적은 122경기 2할5푼5리 12홈런 59타점. 중심타자이자 주장으로서는 체면이 서지 않는 성적표다.

그러나 박정권은 가을만 되면 제대로 ‘미치는’ 사나이였다. 2009시즌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부터 5경기 4할7푼6리 3홈런 8타점으로 두각을 나타낸 이후 박정권은 가을만 되면 미치는 타자가 되었다. 지난해까지 박정권의 플레이오프 통산 성적은 4할2푼9리(42타수 18안타) 6홈런 14타점으로 엄청났다. 특히 밀어쳐서도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강력한 팔로 스윙은 박정권의 존재 가치를 더욱 높여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김사율은 풀카운트에서 박정권이 현혹할 만한 바깥쪽 포크볼을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는 코스로 구사했다. 그러나 박정권은 이 포크볼이 떨어지는 궤적을 잘 포착해 그대로 밀어쳤다. 김사율의 포크볼이 약간 밋밋하게 떨어진 감도 있었으나 박정권의 뛰어난 컨택 능력을 높이 살 수 있던 장면이다. 
사상 초유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SK는 그만큼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특히 가을에 미치는 박정권의 위력은 상대 투수들에게 엄청난 위압감이 되기 충분하다. 또 한 번 가을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한 박정권. 이제 박정권은 점점 ‘가을 레전드’로 존재감을 굳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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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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