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약속을 충실하게 지켰다. 열심히 뛰겠다고 했고 실제 그랬다. 그 결과는 달콤했다. SK가 기동력에서 롯데에 우세승을 거두며 1차전을 가져왔다.
SK는 1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김광현의 6이닝 10탈삼진 1실점 호투와 6회 ‘가을 사나이’ 박정권의 결승타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SK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걸음 다가섰다. 롯데 에이스 쉐인 유먼을 상대로 따낸 1승이라 의미는 더 값졌다.
김광현의 호투, 이호준의 선제 솔로홈런, 박정권의 결승타까지 모두가 다 값졌다. 하지만 또 다른 원동력이 있었다. 바로 적극적인 베이스러닝 등 기동력을 십분 활용한 전술이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를 하겠다”라던 이만수 SK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정규시즌 때는 시들했던 SK의 기동력이었지만 역시 큰 경기에서는 달랐다.
경기 초반이라고 할 수 있는 2회부터 적극적인 도루 사인이 났다. 2회 2사 후 모창민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정상호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했다. 비록 실패했으나 롯데 배터리가 뜨끔한 과감한 시도였다.
3회 2사 후에도 정근우가 내야안타로 나가자 다시 사인이 났다. 박재상의 타석 때 런앤히트가 걸렸고 박재상의 좌익선상 2루타 때 여유 있게 3루를 밟았다. 비록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롯데 내야진을 흔들어놓는 시도였다.
SK의 노력은 세 번 만에 빛을 발했다. 6회 선두 타자 박재상이 안타로 출루한 뒤 1사 1루 상황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했다. 김사율이 견제를 시도하며 박재상의 발을 묶어두려 했으나 결국 2루를 훔쳤다. 박재상은 이호준의 우익수 플라이 때 3루를 밟았고 이어진 박정권의 안타 때 득점에 성공했다. 이 득점은 경기의 결승 득점이었다. 결과적으로 박재상의 2루 도루가 없었다면 결승점도 없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역시 활발한 기동력을 강조했던 롯데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전준우 황재균 등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출루하지 못한 것이 컸다. 애써 나간 주자들도 SK 배터리의 견제에 시달리며 좀처럼 베이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양 팀 감독이 모두 강조한 기동력 싸움의 1라운드는 SK의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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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