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롯데, 다시 엄습한 '번트 트라우마'에 울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16 21: 04

희생번트는 야구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작전이다. 그렇다고 결코 쉽다는 뜻은 아니다.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야수들이 없는 곳으로 힘을 죽여 정확하게 굴리는 건 수많은 연습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특히 포스트시즌에 되면 번트 성공률은 급감한다. 한 점싸움으로 갈리는 큰 경기에서는 번트 상황이 되면 수비수들의 압박이 더욱 거세진다. 또한 선수들이 부담감을 갖는 것도 번트 실패의 원인이다.
롯데는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에서 두 차례 결정적인 번트실패로 고전한 기억이 있다. 3차전 1사 3루에서 용덕한은 스퀴즈번트를 대려다 방망이를 거뒀고, 리드 폭을 길게 가져갔던 3루주자 전준우가 주루사를 당했엇다. 그날 롯데는 두산에 패했다. 또한 4차전 무사 1,2루에선 박종윤이 번트 사인을 잘못 읽고 슬래시를 시도하다 삼진아웃을 당해 교체되기도 했다.

그리고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롯데의 '번트 트라우마'는 긴 여운을 남겼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승부처에서 롯데는 2번 번트를 실패하면서 경기를 내줬다.
첫 번째는 박종윤이었다. 롯데는 6회 손아섭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고 홍성흔의 안타로 1사 1,3루 역전 기회까지 잡았다. 이때 타석에 선 박종윤은 스퀴즈번트를 시도하다 1구를 그냥 보냈다. 그리고 2구, 박종윤은 다시 스퀴즈를 시도했으나 헛스윙이었다. 지난 준 플레이오프 번트 트라우마가 그대로 남은 모습이었다.
박종윤은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곧바로 교체되는 아픔을 맛봤다. 대타로 타석에 선 박준서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유격수 박진만의 다이빙캐치에 걸려 라인드라이브 아웃이 됐고, 스타트를 끊은 1루주자 홍성흔까지 잡혀 찬스를 날렸다. 결과론이지만 박종윤의 번트 실패가 더블아웃으로 이어진 셈이다.
롯데는 6회말 1점을 내줘 1-2로 다시 끌려갔고 7회초 선두타자 전준우가 볼넷을 얻어 기회를 잡았다. 롯데 벤치에서는 동점을 위해 번트 사인을 냈고, 황재균은 그대로 번트를 댔으나 타구가 홈 플레이트를 맞고 빠르게 튀어올랐다. 이를 잡은 정상호는 곧바로 2루에 먼저 송구, 주자를 잡아냈다. 롯데 추격의 불씨가 꺼지는 순간이다.
결국 롯데는 SK에 1-2로 패하며 1차전을 내줬다. 준 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에도 롯데는 번트 실패가 나왔다. 앞으로 펼쳐질 시리즈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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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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