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타자가 큰 무대에서도 한 건 해줬다.
SK 4번타자 이호준(36)이 플레이오프 첫 판부터 선제 솔로 홈런 한방으로 승리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결승타는 6회 좌전 적시타를 터뜨린 박정권의 몫이었지만, 2회 이호준의 선제 솔로 홈런이 경기 분위기를 SK 쪽으로 가져왔다. SK는 1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1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올해 이호준은 지난 몇 년간 부진을 씻고 최고 활약을 펼쳤다. 올해 127경기에서 426타수 128안타 타율 3할 18홈런 78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 전 SK의 최대 고민 중 하나였던 4번타자 문제를 일거에 해소했다.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도 SK의 선발 4번타자는 이호준이었다.

이호준은 이날 아침 식단으로 카레와 계란 두 개로 간단히 했다. 평소 카레를 좋아하는 그는 여기에 계란 두 개를 먹으면 그날은 꼭 안타 하나 이상은 쳤다는 징크스가 올해부터 생겼다. 안타 뿐만 아니라 심심찮게 홈런도 나왔다. 경기의 중요성을 인식한 이호준이 아내에게 특별식을 부탁한 것이다. 그는 경기 전부터 "항상 포스트시즌 첫 경기 첫 공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좀처럼 긴장이 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의 말대로 이호준은 첫 타석부터 큰 것 한 방을 뿜어냈다. 1회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막은 롯데 좌완 투수 쉐인 유먼을 상대로 초구 볼을 골라낸 뒤 2구째 141km 직구를 통타, 좌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가는 비거리 110m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킨 것이다. 개인 통산 플레이오프 첫 홈런이자 포스트시즌 통산 7번째 홈런.
3회 2사 만루 찬스에서 유먼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6회 1사 2루에서는 김사율을 상대로 우익수 뜬공 아웃으로 물러났다. 8회 2사 2루에서는 최대성으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냈다.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2회 선제 홈런 외에는 뚜렷한 활약이 없었지만 그 한 방이 2-1 승리를 이끈 선제 신호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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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