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님, 기대에 꼭 부응하겠다".
올해 프로야구 최다안타왕 손아섭(24,롯데 자이언츠)은 SK 와이번스전에서 특히 강했다. 시즌 타율 3할1푼4리를 기록했는데 SK를 상대로 타율 3할8푼2리를 쳤다.
그래서 플레이오프 시작에 앞서 15일 가졌던 미디어데이에서 SK 이만수(54) 감독은 손아섭에 대해 "투수들을 괴롭히는 타자다. 가장 적극적으로 치는 타자가 손아섭인데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경계대상 1호"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불안감은 16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현실이 됐다.

우익수 3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손아섭은 준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2할5푼 2타점으로 조금 주춤했다. 그렇지만 시즌 때 가장 강했던 SK를 상대로는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렸다. 1회 2사 후 손아섭은 김광현의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가볍게 잡아당겨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또한 이날 롯데의 유일한 타점도 손아섭으로부터 나왔다. 0-1로 뒤진 1사 1루에서 다시 김광현의 공을 밀어 이번엔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동점 2루타를 터트렸다. 좌익수 박재상이 손아섭의 타구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 펜스까지 따라갔지만 공은 힘을 잃지않고 펜스를 직접 때렸다.
경기 전 이 감독의 말을 전해들은 손아섭은 자신있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이만수 감독님 기대에 부응해야 겠다"고 말한 손아섭은 "감독님께서 '선수보는 눈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시도록 하겠다. 결코 실망스켜 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손아섭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이처럼 손아섭은 과감한 발언과 목표치를 높게 설정해 스스로 궁지에 몰린 뒤에 기량을 발휘하는 특성이 있다. 이 감독이 손아섭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불안감, 그것을 현실로 만든 것도 손아섭이었다.
비록 팀은 1-2로 패했지만 엄청난 호투를 펼치던 SK 김광현을 상대로 장타 2방을 치면서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를 남긴 것도 손아섭이었다. 준 플레이오프 기간동안 롯데 중심타선은 장타부재에 시달렸다. 손아섭이 2차전부터 대반격을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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