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에이스 쉐인 유먼은 잘 던졌다. 그러나 끝내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이제는 토종 에이스 송승준이 롯데의 명운을 짊어졌다.
롯데는 1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2로 졌다. SK 마운드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몇 차례 기회에서 또 다시 아쉬운 플레이가 나오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에이스 카드인 유먼을 내고도 졌다는 점에서 타격은 두 배다.
롯데는 라이언 사도스키와 이용훈의 부상으로 3차전 이후 선발이 확실치 않다. 양승호 감독도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송승준의 몫이 대단히 중요해졌다. 만약 송승준마저 무너진다면 롯데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반면 1승1패로 사직을 향할 경우 3차전 이후에는 불펜의 힘을 바탕으로 반전을 노려볼 수 있다.

송승준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 나서 나름대로의 몫을 해냈다. 1차전에서는 선발로 출격해 4⅔이닝 동안 무자책 경기를 했다. 야수들의 연이은 실책이 아쉬웠을 뿐이다. 4차전에서는 3일을 쉬고 중간에 등판해 4⅓이닝 동안 71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팀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후반기부터 시작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올 시즌 SK를 상대로도 잘 던졌다. 3경기에 나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84로 호투했다. 2008년부터 꾸준히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뛰며 큰 경기 경험이 적지 않은 것도 기대치를 높인다. 지난해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2차전 선발로 나서 승리를 따내는 등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잘 던졌다.
이에 맞서는 SK는 2차전 선발로 윤희상을 예고했다. 윤희상을 올 시즌 SK 선발진을 굳게 지키며 데뷔 이후 첫 10승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고 전 구단 상대 승리투수가 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만수 SK 감독이 현 시점에서 가장 신뢰하는 선발투수이기도 하다.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는 6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4.25로 만족스럽지는 않은 성적이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는 4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된 기억이 있다. 당시보다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평가로 복수전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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