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김신욱, "전쟁보다 더 험악하게 복수하겠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10.17 05: 23

"이란이 우리 홈으로 오면 당한데로 돌려주겠다. 전쟁보다 더 험악하게 복수하겠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새벽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서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지난 1974년 아시안게임서 0-2 패배를 맛본 뒤 이란 원정에서 2무 2패의 저조한 성적표를 남겼던 한국은 죽음의 이란 원정길서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한국은 이란에 골득실에 앞선 채 1위를 유지했지만 이날 패배로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날 박주영과 함께 한국의 최전방을 책임졌던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은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공할 만한 제공권으로 수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두 번의 골대 불운 등 골운이 따르지 않은 한국은 패배를 면치 못했다.
김신욱은 경기 후 인터뷰서 "경기 내용은 좋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힘든 경기였다"고 고충을 토로한 뒤 "이란이 우리 홈으로 오면 당한데로 돌려주겠다. 전쟁보다 더 험악하게 복수하겠다"고 이를 갈았다.
해발 1273m의 고지대에 10만 관중을 수용하는 아자디 스타디움이 꽉 들어찼다. 한국 선수들을 향해 귀가 아플 정도의 야유가 쏟아졌다. 김신욱은 "관중이 너무 많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며 "그러나 적응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은 후반 초반 숫적 우세를 점하고도 선제골을 넣지 못하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하바드 네쿠남에게 일격을 당한 뒤로는 좋았던 흐름이 급격히 꺾였다.
한국은 이듬해 6월 18일 안방에서 이란을 맞아 설욕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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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이란)=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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