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가 흔들리고 있다.
롯데 마무리투수 김사율(32)이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실점했다.
김사율은 1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회말 박정권에게 던진 포크볼이 결승타로 이어지며 치명타를 맞았다. 바로 전 경기인 12일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 8회초에서도 1점을 내준 김사율은 실질적으로 마무리투수 자리를 정대현에게 넘겨줬음에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호투하던 선발투수 유먼 대신 김사율을 투입한 당시 상황에 대해 “6회 들어 유먼의 볼 스피드가 너무 쳐졌다. 김사율이 워낙 노련해 잘 상대할 줄 알았는데 한 방 맞았다”며 김사율을 믿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무리투수로 나서고 있지는 않아도 김사율의 부진은 롯데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선 불펜싸움의 결과가 한 경기의 승패로 이어짐은 물론, 시리즈 전체의 성패를 좌우한다.
김사율은 롯데 불펜 우투수 중 가장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다. 이정민은 시리즈 후반 선발투수로 등판할 예정인 상황. 즉, 김사율 외에 우투수는 최대성과 진명호 뿐인데 둘 다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하다. 최대성은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자신의 첫 포스트시즌 무대였던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에서 2⅓이닝 동안 3실점하며 부진했다. 진명호는 아직 포스트시즌 출장 경험이 없다.
결국 김사율이 불펜 우투수 라인에 중심을 잡아주지 못한다면, 롯데는 불펜 운용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정대현과 김성배가 호투하고 있어도 선발투수가 서둘러 교체되는 포스트시즌에선 정규시즌보다 많은 불펜투수들이 활약해줘야 한다. 롯데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꺾은 요인 중 하나도 불펜진의 양적우위가 있었다.
김사율은 지난 시즌 20세이브를 올리며 당시 물음표였던 롯데 마무리투수 자리에 해답이 됐다. 또한 지난해 SK와 플레이오프서도 평균자책점 0 세이브 2개를 올리며 큰 무대서의 활약도 증명했다. 올 시즌에는 34세이브로 롯데 구단 역사상 최다 세이브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9월 평균자책점 4.50로 흔들렸고 그 여파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보통 마무리투수는 강한 구위로 상대 타자를 압박하지만 김사율은 조금 다른 유형이다. 구위보다는 안정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다. 하지만 지난 2경기 실점상황을 돌아보면 두산 이원석과 SK 박정권 모두 김사율의 공이 완전히 시야에 들어왔고 큰 타구로 이어졌다. 만일 김사율의 투구가 한계에 직면한 것이라면, 롯데의 남은 시리즈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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