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SK의 가을야구는 힘이 있었다.
SK는 올해 6년연속 한국시리즈에 도전하고 있다. 그 첫 번째 관문을 힘차게 뚫었다. 그것도 마운드, 공격, 수비에서 깔끔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1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1차전은 왜 SK야구가 가을에 강한지를 유감없이 보여준 한판이었다.
첫 번째는 뭐니해도 에이스 김광현의 호투였다. 시즌 막판 어깨통증 때문에 깊은 시름을 안겨주었지만 이만수 감독은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에이스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었고 6이닝 10탈삼진 1실점으로 보답하며 승리의 기틀을 다졌다. 2008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 이후 4년만에 거둔 값진 포스트시즌 승리였다.

두 번째는 수비였다. SK는 수비에 최대 강점을 가진 팀이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6회초에서 탄탄한 수비가 나왔다. 동점을 허용하고 맞이한 1사 1,3루 풀카운트에서 전진수비를 펼치던 박진만이 박준서의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냈고 1루에 볼을 뿌려 이닝을 마쳤다. 역전위기에서 흐름을 되돌리는 수비였다.
세 번째는 결정타였다. 2회 이호준 홈런 이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던 SK는 6회초 위기를 돌파하고 6회말 공격에서 박재상이 우전안타로 찬스를 잡았다. 1사후 박재상이 도루에 성공했고 이호준의 우익수 뜬공때 3루까지 파고들었다. 도루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고 3루까지 파고드는 주루능력이 돋보였다. 박정권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가볍게 밀어쳐 결승점을 뽑아냈다.
백미는 박희수와 정우람의 퍼펙트 계투였다. 박희수는 8회 등장해 삼진 2개를 곁들여 세 타자를 가볍게 제압했다. 정우람은 9회 등판해 역시 삼진 1개를 포함해 퍼펙트로 일축했다. 두 투수 앞에서 한 점차는 너무나 커보였다. 가을야구 단골들이 빚어낸 첫 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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