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건반언니 이유희, 알고보니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출신
OSEN 조신영 기자
발행 2012.10.17 09: 33

지난 1999년 KBS 2TV ‘개그콘서트’의 탄생과 함께 지금까지 역사를 함께한 이들이 있다. 바로 ‘딴따따~’라는 효과음과 함께 코너 중간 중간 흥을 돋궈주는 바로 밴드.
방송 뒤편에 선 이들은 개그맨들과는 또 다른 ‘개그콘서트’의 구성원으로 함께 해왔지만 시청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런 가운데 밴드의 건반을 담당하고 있는 이유희(38)가 최근 재미있는 음반을 냈다. 타이틀곡은 ‘내 이름을 불러줘’다. 이유희는 최근 OSEN과의 만남에서 이번 음반을 내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줬다.
원래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유희는 알고 보니 상당한 실력자였다.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나와 제 6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바보 같은 내 모습’이란 곡으로 동상을 수상했고, 다수의 뮤지션들과 앨범 작업을 한 것은 물론 드라마 ‘빅’, ‘공주의 남자’ OST 참여, 연극 속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로도 활동했다.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의 음악감독을 맡기도. ‘개그콘서트’ 건반 연주자라는 타이틀에 갇혀 있기엔 너무나도 화려한 이력이다.

“‘개그콘서트’를 시작할 때 뮤지컬 작업을 하고 있다가 아는 선배가 ‘함께 해 볼래?’라고 제안을 해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50회 방송을 보고 ‘도움’ 아닌 도움을 주기 위해 시작한 밴드 건반 생활이에요. 대학로 공연을 옮겨온 듯한 ‘개그콘서트’는 그간 방송에서 시도하지 않은 실험적인 형식이었기 때문에 도움을 주고 싶었던 것으로 서로 얘기하고 시작했어요. 저는 곡을 만드는 사람이니까요.”
그렇게 시작한 ‘개그콘서트’를 지금까지 14년 동안 건반 주자로서 지켜온 이유희. 그런 그가 음반을 낸 계기는 약간의 ‘서운함’이 발단이 됐다. 엄연히 자신도 ‘개그콘서트’의 구성원인데 건반 언니로 통칭됐단다. 그리고 ‘개그콘서트’와 함께 나이를 먹었고, 어느덧 운전을 하다 빵빵거리며 자신을 아줌마로 부르는 이들을 보면서 ‘내 이름을 불러줘’라는 곡을 만들게 됐다고. 그는 미혼이다.
“전 국민이 제 이름은 몰라도 아줌마는 싫더라고요.(웃음) 그게 제 노래의 모티브가 됐어요. 음반을 내고 나니까 건반 언니라고 부르던 일부 개그맨들이 ‘유희 언니’, ‘유희 누나’라고 불러주더라고요. 개그우먼 박지선 씨와 신보라 씨가 음반을 낸 사실을 알고는 ‘유희 언니’라고 말을 걸어주고 개그맨 김재욱 씨 역시 어깨를 툭툭 치며 ‘유희 누나’라고 불러줬어요. 이제야 통성명을 한 느낌이에요.”
십년 넘게 함께한 프로그램의 구성원이지만, 인기를 얻는 개그맨들의 그림자 같은 존재로 지내온 이유희는 ‘개그콘서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당부도 잊지 않았다.
“프로그램이 커가는 과정을 함께 해 왔다는 것에 자부심이 커요. 뿌듯하죠. 방송을 보실 때 저희 밴드들도 ‘개그콘서트’의 구성원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다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이왕이면 제 이름도 기억해 주시면 좋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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