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원이 이경희표 처절 멜로를 할 수 있다고?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10.17 10: 30

이제 배우로서 진짜 날개를 갖게 된 걸까.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한남자' 여주인공 문채원을 향한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문채원은 극중 '서은기' 역을 맡아 냉소적이고 폐쇄적인 워커홀릭에서 사랑을 갈구하는 처절한 여인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최근엔 사고 후 기억을 상실한 채 순수하고 소녀 같은 아가씨로 분해 돌아왔다.
이렇듯 여러 가지 상황에 처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넘나들어야 하는 서은기 캐릭터는 연기하기 호락호락한 역할이 아니다. 변화무쌍한 캐릭터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붙잡고 조절하며 디테일한 감정 연기가 필요하다. 단순 발랄한 역할, 혹은 마냥 사랑스러운 비주얼 매력으로만 어필할 수 없는 역할이 아니란 얘기다.

그런데 문채원에게서 기대이상의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정통 멜로인 '착한 남자'에 그녀가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그것이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고맙습니다' 등을 집필한 이경희 작가의 작품이라고 했을 때 대중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문채원이, 이경희 작가표 처절 멜로를 연기할 수 있다고?'
있었다. 문채원은 몸소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또 다른 가능성까지도 끄집어내며 데뷔 이후 가장 충만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무표정한 얼굴, 꽉 다문 입술을 열어 내뱉는 독설이 시청자들의 가슴에까지 비수를 꽂았다. 강마루(송중기 분)를 만나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들고 그렇게 사랑의 포로가 되어 돈도 명예도 다 버리고 맨발로 남자에게 뛰어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리곤 기억을 잃은 채 해맑은 소녀의 모습으로 강마루 앞에 다시 돌아왔다. 중반부를 넘어서며 또 전혀 다른 캐릭터로 변모하고 있는 중이다.
문채원은 그간 숱한 연기력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전작인 인기 사극 '공주의 남자'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찬란한 유산', '아가씨를 부탁해', 바람의 화원' 등 데뷔 후 출연한 TV 드라마에서 대부분 비난 댓글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지난 해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발전된 역량을 보여줬지만 류승룡과 박해일 등에 가려 크게 빛을 보지는 못했던 차다.
그러나 '착한 남자'에 이르러,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그 흔하고 교과서적인 이 말을 몸소 입증해보이고 있는 문채원이다. 요즘의 연기는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고 노력했으며 갈고 닦아 왔는가를 설명한다. 한층 풍부해진 감정 연기와 세련미가 더해진 대사 처리 방식, 파트너와의 훌륭한 호흡이나 리액션 등이 그녀의 연기 성장을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서은기 역에 빙의해 함께 아프고 함께 처절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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