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데뷔전 치른 두 남자, 합격점에도 '울상'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10.17 13: 02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 박종우(23, 부산)와 윤석영(22, 전남)이 A매치 데뷔전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미소를 짓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새벽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서 0-1로 패배했다.
믹스트존을 빠져나오는 한국 선수들의 얼굴은 어둡다 못해 침울함 그 자체였다. 평소 인터뷰에 응당 응해주던 선수들도 짤막한 대답을 남긴 채 지나치기 일쑤였고, 인터뷰에 응했던 김신욱-손흥민은 이란전 복수를 다짐하며 칼을 갈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란 홈 텃세에 심히 곤욕을 치른 탓이다. 여기에 지난 1974년 아시안게임 패배 이후 38년간 이어져 오던 이란 원정 무승 사슬을 끊어내지 못했다. 자존심에 심히 상처를 입었다.
선배들 사이에 고개를 푹 숙이고 지나치는 두 선수가 있었으니 다름아닌 박종우와 윤석영이었다. 이들에게는 앞서 언급한 것 외에도 명확한 동기부여가 있었다. 꿈에 그리던 A매치 데뷔전이었기 때문.
동메달의 주역이었던 둘은 어린 나이답지 않은 안정된 플레이로 최강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이란 원정길에 동행하는 영광을 안았다.
벤치에서 머무르기만 해도 엄청난 경험치가 축적됐을 만한 이란 원정에서 박종우는 선배 김정우(전북)를 따돌리고 선발 자리를 꿰찼다. 전반 초반부터 홈팀 이란의 거센 공세를 맞아 강력한 압박을 가하며 기선 제압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수세 시에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강력한 태클로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며 1차 저지선 임무도 완료했다.
앞서 열린 최종예선 3경기서 모두 풀타임 출장했던 박주호(바젤)와 경쟁을 펼친 윤석영도 이날 선발출격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전반 초반 상대 측면 공격수에게 돌파를 허용하며 한 두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안정된 수비를 펼치며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냈다. 동시에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며 힘이 빠진 공격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이같은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꿈에 그리던 A매치 데뷔전서 그 어떤 패배보다 쓰라린 아픔을 맛봤다. 승리했다면 더없이 좋은 시나리오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란전의 실패를 거울 삼아 다음경기서 더 좋은 내용과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했던 A매취 데뷔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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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우-윤석영 / 테헤란(이란)=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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