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영이 영화 ‘터치’에서의 자신의 연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김지영은 17일 오전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터치’ 언론시사회 및 기자회견에서 “내 감정의 수위가 높아 관객들이 나의 연기를 보면서 버겁고 답답해지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를 하는 순간에는 그런 걸 생각할 수도 없게 감독님이 촬영을 휘몰아쳐서 했다. 연기를 하는 내내는 풀어낼 수 있고 얘기할 수 있고 단칼에 베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 순간순간 생각했다. 그 다음에는 그에 따른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작품을 정리할 때쯤 내 안에 남아있던 것들이 시원하게 날아간 듯한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극 중 김지영은 어느 날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친 남편 동식(유준상 분)의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돈을 마련하는 일이 쉽지가 않자 자신이 돌보는 노인환자의 성적인 요구를 들어주게 되고 결국 그 일로 병원에서 쫓겨나는 등 극한의 상황에서의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김지영은 “수원(김지영 분)이라는 인물은 우리 사회시스템과 나 자신과 가족과 모든 상대방에서 화가 많이 나있고 울분에 차있다. 수원이 바로 120 정도의 감정을 70~80으로 살아가는 우리 군상의 모습이지 않을까”라며 “그래서 그렇게 과하다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를 했던 것 같다. 아마 처음부터 불안 불안한 심리를 그린 역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이 과하게 느낄 수 있는 연기에 대해 “관객들이 보는 내내 답답하고 버거워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느끼는 건 관객들의 울분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 담아냈기 때문에 뭔가 딱히 답이 있는 게 아니라 이게 과연 어떤 의식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찾아가야 하는지 그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극 중 김지영은 간병인 일을 하며 병원 몰래 돈을 받고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환자들을 무연고자로 속여 요양원에 입원시키는 수원으로 분한다.
한편 ‘터치’는 두려움에 관한 3부작 ‘벌이 날다’ ‘괜찮아 울지마’ ‘포도나무를 베어라’를 연출하여 세계 영화계로부터 많은 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아온 민병훈 감독의 네 번째 작품으로 생명에 관한 3부작 중 첫 번째 영화 행복한 삶을 꿈꾸던 한 가족에게 닥친 예기치 못한 사건과 놀라운 기적을 그린 휴먼드라마다. 오는 11월 8일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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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