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쯔이 vs 장백지, 당신은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나요?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10.17 17: 54

영화 '위험한 관계'를 보는 재미 중 하나는 스타일이 전혀 다른 두 여자(배우)를 보는 것이다. 이는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 뿐 아니라 그간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던 '위험한 관계'(1988),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스캔들:조선상열남녀지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번 '위험한 관계'에서는 장백지와 장쯔이의 스타일이 '닮은 듯 달라' 더욱 시선을 사로잡는다. 극명하게 대립되면서도 때로는 어딘지 모르게 비슷해 보이는 이들은 각기 다른 스타일과 의상, 매력으로 주인공 장동건 뿐 아니라 관객들을 유혹한다.
'중국 여신'들인 장쯔이와 장백지는 '크로스 캐스팅'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그간의 이미지와 다른, 예상이 서로 반대로 빗나간 캐스팅이었다는 뜻. 

영화 '파이란'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장백지는 청순하고 귀여운 이미지가 강했다. 과연 그녀가 사람들을 파멸로 몰아넣는 팜므파탈 역에 어울릴 지 의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영화 속 장백지는 고혹적이고 위험한 아름다움으로 세간의 우려를 단 번에 씻어냈다.
주로 국내 관객들에게는 '와호장룡'으로 많이 기억되는 장쯔이는 오목조목 청순한 얼굴과는 달리,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인상을 남겨왔다. 여전사 이미지도 있었던 장쯔이가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여린 미망인으로 변한 모습은 신선한 재미를 준다.
극중 장백지가 분한 모지에위는 '동양의 파리'라고 불린 1930년대 상해 최고의 부자이고, 당시에도 드물었던 경제권을 갖고 있는 여자였다. 요즘에야 이런 모습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특수한' 계층에 속했고, 장백지는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이르 충실히 표현했다.
허진호 감독은 "당시 상해에 프랑스 문화가 들어오면서 신흥 부자들이 많이 생겼다. 최고의 부자. 그 중에서도 경제권을 갖고 있는 화려한 여자를 보여주자란 생각을 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걸맞게 장백지의 의상은 모던한 드레스들이 많은데, 그 중 크리스털 비드 장식이 한 땀 한땀 수놓아진 차이나 수제 드레스는 제작에만 일주일 넘게 걸린 작품이다. 블링블링한 장식과 골드빛이 많고, 여기에 완벽하게 세팅된 웨이브 올림머리나 유난히 짙은 눈썹은 동서양의 오묘한 조화를 보여준다.
반대로 정숙한 미망인 뚜펀위 역으로 분한 장쯔이는 밝거나 파스텔톤의 색채를 통해 단아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극대화하면서도 치파오 같은 의상으로 은근한 섹시함을 드러낸다.
영화 속에서 장쯔이의 죽은 남편이 대학을 수립할 정도의 부자로 설정된 만큼, 고급스러움은 모지에위 못지않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한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와 옅은 화장은 장쯔이의 동양적인 미를 최대한 살린다. 실제로 극중 장쯔이가 입었던 의상은 경매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실제로 영화를 본 남성 관객들 뿐 아니라 여성관객들 까지도 둘 중 'OO 스타일에 더 끌린다'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위험한 관계'의 글렌 클로즈와 미셸 파이퍼,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의 사라 미셸 겔러와 리즈 위더스푼, '스캔들'의 이미숙과 전도연이 달라도 너무 다른 스타일로 같은 비교 선상에 놓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면, 이번 '위험한 관계'는 여주인공들의 팽팽한 대결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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