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내내 SK 선발진의 대들보 몫을 톡톡히 했던 윤희상(27)이 포스트시즌에서도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윤희상은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실점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윤희상은 올 가을 첫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새로운 가을투수의 탄생을 알렸다.
올 시즌 생애 첫 10승 및 전구단 상대 승리를 기록한 윤희상은 이만수 SK 감독이 뽑는 팀 투수 MVP였다. 김광현 송은범 마리오 등 다른 선발 투수들이 부상으로 2군을 경험한 SK에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유일한 투수였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도 컨디션이 좋았다. 일찌감치 윤희상을 2차전 선발로 내정한 이 감독은 “우리 팀 투수 중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그 믿음을 어느 정도 증명한 윤희상이었다. 롯데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에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실점은 최소화했다. 1회 김주찬을 잡은 윤희상은 박준서와 9구까지 가는 실랑이 끝에 삼진을 잡아냈다. 손아섭에게 내야안타를 내줬으나 포수 조인성이 손아섭의 2루 도루를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2-0으로 앞선 2회에는 홍성흔에게 일격을 맞았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130㎞짜리 슬라이더를 던졌으나 가운데 몰리며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3회에는 1사 후 김주찬에게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들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4회에도 2사 후 강민호에게 몸에 맞는 공, 전준우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며 2사 1,2루에 몰렸다. 하지만 바깥쪽 꽉 차는 직구로 황재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도 2사에 박준서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역시 손아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실점을 모면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윤희상은 흔들림없이 홍성흔 박종윤 강민호를 범타로 처리했다.
6회까지 107개의 공을 던진 윤희상은 팀이 4-1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불펜에 넘겨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직구최고구속은 148km였고 총 107개의 투구 중 31개가 포크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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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