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우완 송승준(32)이 가을잔치에 약하다는 이제까지의 고정관념과는 달리 가을잔치에서 호투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승운은 따르지 않는다.
송승준은 17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5⅓이닝동안 4피안타 3탈삼진 1볼넷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즌 중반부터 주무기인 포크볼 대신 커브의 구사비율을 높여 온 송승준은 이날도 적극적으로 커브를 활용했다.
송승준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 나서 제 몫을 해냈다. 1차전에서는 선발로 출격해 4⅔이닝 동안 무자책 경기를 했다. 야수들의 연이은 실책이 아쉬웠을 뿐이다. 4차전에서는 3일을 쉬고 중간에 등판해 4⅓이닝 동안 71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팀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후반기부터 시작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올 시즌 SK를 상대로도 잘 던졌다. 3경기에 나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84로 호투했다. 2008년부터 꾸준히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뛰며 큰 경기 경험이 적지 않은 것도 기대치를 높인다. 지난해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2차전 선발로 나서 승리를 따내는 등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잘 던졌다.
필승의 각오로 나선 송승준이지만 1회 선제 투런포를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다. 1사 후 박재상을 좌전안타로 내보냈고 최정에 던진 121km 커브가 높은 곳에 몰리면서 그대로 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비거리 120m짜리 좌월 투런포였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송승준이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이후 4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4회 선두타자 최정을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 시켰지만 까다로운 타자 이호준-박정권-김강민을 나란히 범타 처리했다. 더욱 돋보인 건 빠른 주자 최정이 줄곧 진루를 노렸지만 완벽하게 묶어 둔 점이다.
호투하던 송승준은 5회 선두타자 조인성에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그렇지만 송승준의 위기관리가 한 수 위였다. 희생번트 후 볼넷을 허용해 1,2루에 몰린 송승준은 정근우에 몸쪽 빠른공을 붙여 좌익수 쯘공을 유도하더니 박재상 역시 몸쪽 직구로 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송승준은 6회 최대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최정에 안타를 맞고 도루까지 허용했다. 1루가 비어있는 상황에서 박정권을 볼넷으로 내보낸 그는 마운드를 정대현에 넘겼다. 정대현은 1사 1,2루 위기에서 김강민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지만 조인성에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허용해 송승준의 자책점이 늘어났다. 스코어는 1-4.
올해 가을도 송승준에게 아픔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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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