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2] '응답했다 조성환', 6G 만에 나온 속죄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17 22: 32

"고참선수는 결정적일 때 해준다".
2012년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선 이가 바로 베테랑 내야수 조성환(36)이다.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결정적인 실책 2개로 한때 역전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했던 조성환은 주루사, 찬스 무산 등 극심한 부진에 시달려 왔다.
동료와 후배들에 면목이 없어진 조성환은 "팀 동료들에 미안하다"면서 "마치 단두대에 서 있는 것 같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모두 내 잘못이다. 나만 잘 하면 되는 것"이라고 심하게 자책하며 마음 속에 칼을 갈았다.

양승호 감독은 조성환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줄곧 선발라인업에 포함시키며 믿음을 놓지 않았다. 준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조성환은 5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2루 소화가 가능한 박준서가 포스트시즌 들어 최고의 타격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지만 양 감독의 선택은 조성환이었다. "고참선수는 결정적일 때 해준다. 조성환 선수가 꼭 한 번은 해 줄것"이라는 게 양 감독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양 감독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내는 듯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도 조성환은 선발로 나섰지만 2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6회 대타 정훈과 교체됐다. 결국 17일 2차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오른쪽 발목이 좋지 않은 게 큰 이유였지만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타격 컨디션이 결정적이었다.
양 감독이 조성환을 잊은 게 아니었다. 3-4까지 따라붙은 7회초 1사 2루 박준서 타석에서 조성환이 대타로 등장했다. 만약 여기서도 조성환이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다면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 조성환은 거짓말 같이 SK 최강 불펜투수 박희수를 상대로 중견수 앞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2루주자 김주찬이 홈에 들어오기 충분한 타구였다.
1루를 밟은 조성환은 양 손을 번쩍들고 환호했다. 그의 얼굴에는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한 번에 날린 듯 후련함만이 가득했다. 결국 롯데는 조성환의 동점타에 힘입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10회초 나온 정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5-4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마음의 짐을 덜어낸 조성환의 가을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cleanupp@osen.co.kr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