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롯데가 필요한 득점력과 집중타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2.10.18 07: 01

롯데 자이언츠의 방망이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롯데가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10회에 5-4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타격감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올 포스트시즌들어 득점력이 약했던 롯데는 이날 홍성흔이 반격의 솔로포를 터뜨리고 그동안 맞지 않았던 전준우가 4안타, 김주찬이 2루타 두방, 손아섭과 박준서가 각각 2루타를 치는 등 장단 12안타로 방망이가 터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가을 야구에서는 어느 팀이나 정규 시즌보다 집중력을 갖고 대결을 펼쳐 페넌트레이스보다는 득점이 적게 나오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롯데는 올 정규 시즌에서 보여주었던 득점력이 약한 모습이 포스트시즌에서도 나타나 매 게임 고전하고 있습니다.

롯데를 가리켜 세칭 타격의 팀이라고 하지만 실제 올해는 방망이가 그다지 강하지 않았습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팀 타율은 2할6푼3리로 8개팀 중 2위에 올랐으나 득점은 경기당 3.83점으로 한화와 공동 7위로 최하위이고, 타점도 공동 7위에 홈런은 4위(73개)로 점수를 뽑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롯데는 지난 해 타율(2할8푼8리), 홈런(111개), 득점(경기당 평균 5.4점), 타점 등 타격 모든 부문에서 1위를 달려 타격의 팀이라는 이미지를 쌓았습니다. 엄청난 타격 기록을 세운 이대호가 올해 일본으로 가 공격력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으나 한 명이 빠진 것을 감안하면 팀 전체적으로 타자들 대부분의 타격감이 하락한 것입니다.
롯데가 방망이가 이처럼 약해진데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것은 투수들의 전체 팀 평균자책점이 3.48로 2위에 오른 덕분으로 보입니다. 
롯데는 이번 포스트시즌에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6점을 뽑아 정규 시즌 경기당 득점과 비슷하게 평균 4점씩 얻었고 SK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단 한 점에 그쳐 롯데가 살아나려면 무엇보다 방망이가 살아나야 합니다.
특히 집중타-적시타가 필요합니다. 2차전에서 안타가 SK보다 두개 더 많은 12안타가 나왔으나 점수는 5점에 그쳐 아쉽습니다.
반면에 SK는 정규 시즌에서 홈런 1위(108개), 득점 2위(경기당 4.2점)를 기록해 롯데에 비해 득점력이 앞섭니다. SK가 득점력에 강한 이유는 2007년부터 지난 해 8월까지 지도한 김성근 감독의 특타 훈련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김성근 감독은 정규 시즌 중에도 몇 몇 선수들이 부진하면 자신이 직접 경기 전이나 야간에 특타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3명에서 7명 가량에게 개별적인 타격 연습을 펼쳐 선수들의 단점과 장점, 고쳐야 할 부문을 지적하면서 땀을 흘렸습니다.
다른 팀에서도 특타 훈련이 있지만 김성근 감독의 훈련은 사령탑이 직접 나서서 하는 것이고 강도가 높아 지나친 훈련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이에 비해 롯데는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지도하면서 특타 훈련을 실시하되 시간을 줄이고 자율 훈련에 맞기는 스타일이었고 양승호 감독도 지난 해 초 부임한 후 별도의 특타 훈련은 많이 벌이지 않았습니다.
김성근식 특타 훈련이 필요한 지는 논란이 일고 있으나 SK 선수들은 이 덕분에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최초의 대기록과 함께 ‘가을 체질’ ‘가을 야구에 강하다’는 자신감에 차 있습니다.
롯데가 이 같은 SK의 강한 모습을 깨뜨리는 길은 집중타가 터져야 가능합니다.  지난 해 플레이오프에서 SK에게 2승3패로 고배를 마신 롯데가 설욕할 수 있는 길은 작년과 달리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팀 두산에게 역전승을 올리며 팀 분위기가 살아난 점을 집중타에서 풀어야 합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