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팀' LG가 상승세의 오리온스를 잡았다. 김진 감독이 주장했던 젊음과 조직력이 빛을 본 결과였다.
창원 LG는 1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 원정 경기에서 79-58로 완승을 거뒀다. 올 시즌 '꼴찌 후보'로 손꼽혔던 LG가 거둔 첫 승이라는 점, 그리고 상대가 '다크호스'로 주목받으며 개막 2연승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던 오리온스라는 점이 맞물려 농구팬들을 흥미진진하게 한 결과였다.
이날 승부처는 2쿼터였다. 짜임새 있는 수비로 오리온스의 공격을 틀어막은 LG는 김영환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흐름을 탔다. 변현수가 재치있게 전태풍을 묶어 추격을 봉쇄했고 당황한 오리온스는 2쿼터에만 4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무너졌다. 2쿼터서 오리온스가 얻은 득점은 겨우 9점에 불과했다.

전반을 38-22로 크게 리드하며 마친 LG는 이후 리온 윌리엄스와 김동욱, 그리고 최진수를 앞세운 오리온스의 추격에 잠시 흔들렸으나 4쿼터 변현수가 10점을 집중시키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변현수는 이날 23득점을 올리며 김영환(25득점, 5스틸)과 함께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LG의 승리는 젊음과 조직력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오리온스를 꽁꽁 묶은 수비는 조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었다. 김 감독이 개막전부터 공언한대로 '젊은 패기' '끈끈한 조직력'으로 중무장한 LG는 한 번 흐름을 타면 진압하기 쉽지 않은 팀으로 각인됐다.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울산 모비스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던 개막전과 이날 오리온스전에서 보여준 모습에서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느껴졌다.
"젊은 선수가 많기 때문에 시즌 초반 분위기를 탈 필요가 있다. 이기는 재미를 알아야 경기를 잘 할 수 있지 않나"며 시즌 초반 성적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던 김 감독도 한시름 놓는 분위기였다. 젊음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이 한 번 불타오르자 그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특히 로드 벤슨과 아이라 클라크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토종슈터 김영환과 변현수가 맹활약하며 공격을 이끌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전태풍을 효과적으로 봉쇄해 승리의 기틀을 닦은 변현수의 활약은 LG가 올 시즌 이루고자하는 '성장을 발판으로 한 시너지 효과'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LG는 올 시즌 전주 KCC와 함께 최약체로 손꼽혔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보여준 '도깨비팀'의 면모는 올 시즌 KBL 판도를 예측불허로 만들만큼의 저력이 있었다. 매 경기마다 보여주는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팀으로서는 예측하고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골치아픈 팀이다. 아직 3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이 예측불허의 '도깨비팀' LG가 다음 경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costball@osen.co.kr
고양=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