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33, 전북)이 힐링에 성공했다.
이동국은 17일 울산에서 열린 K리그 A그룹 36라운드 울산과 경기서 전반 10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동국의 골을 시작으로 전북은 드로겟과 레오나르도가 골을 터트리며 3-1의 완승을 챙겼다.
이날 이동국이 터트린 선제골은 환상적인 슈팅이었다. 레오나르도의 로빙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한 뒤 부드럽게 왼발 발리슈팅으로 연결했다. 몸을 비틀며 문전으로 향한 이동국의 슈팅을 울산 골키퍼 김승규는 막아내지 못했다. 2004년 열린 독일과의 경기서 세계 최고의 골키퍼 올리버 칸을 침몰 시키는 슈팅과 비슷했다.

이동국의 골은 공교롭게 17일 새벽에 열린 축구 대표팀의 이란전 패배와 오버랩 됐다. 한국은 이란 원정서 수적우위에도 불구하고 골을 뽑아내지 못하며 0-1의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김신욱(울산)이 고군분투한 축구 대표팀은 무득점에 그치며 팬들의 원성을 듣고 말았다.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부임 후 꾸준히 이름을 올렸던 이동국은 대표팀에 없었다. 우즈베키스탄전서 골을 뽑아냈지만 최강희 감독은 그에게 이란전서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동국은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표팀에 뽑히지 않은 동안 힐링을 일궈냈다.
대표팀에 이동국을 부르지 않은 최강희 감독의 이유는 분명했다. 체력적으로 정상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최 감독의 선택도 틀리지 않았다. 이동국은 여름동안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지만 경기서 기록으로 증명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표팀에 선택되지 못한 날 2골을 뽑아냈다. 이미 알고 있었기에 관심은 컸다. 하지만 이동국은 라이벌 수원을 상대로 2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후 이동국은 K리그서 꾸준히 골맛을 봤다. 수원전을 시작으로 이날 울산과 경기까지 4경기서 4골을 뽑아냈다. 이동국의 활약은 고무적이다. 개인적인 활약 뿐만 아니라 부상자가 많아 신음중인 전북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36라운드 상대였던 울산이 주전들이 빠졌다고 하지만 전북도 마찬가지. 주전 수비수인 박원재가 부상을 당했고 김정우는 대표팀에 차출됐다. 울산 못지 않게 전북도 힘겨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동국은 경기 초반 선제골을 터트렸다. 부담감이 줄어든 상황에서 터진 골이었다.
만약 이동국이 부담을 가졌다면 편안한 슈팅을 시도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편안한 심정이 환상적인 발리슈팅을 만들어 냈다.
K리그 우승 후 대표팀에 복귀하며 많은 부담을 가졌다. 그러나 마음을 비우면서 오히려 기회가 생겼다. 물론 최강희 감독의 선택이 남았다. 그렇게 이동국은 다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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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