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거포 최진행(27)이 찍혔다. 김응룡 감독과 김성한 수석코치가 그를 거포로 점찍고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 감독과 김 수석 모두 당대 최고의 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한 타격의 대가들이라는 점에서 최진행에게 거는 기대가 특별하다.
김응룡 감독은 대전구장 펜스 확장의 이유 중 하나로 "한화에는 멀리 칠 수 있는 장타자가 얼마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한화는 팀 홈런 5위(71개)에 그쳤는데 국내에서 가장 펜스 거리가 짧은 대전·청주구장을 홈으로 쓴 것에 비하면 분명 적은 수치다. 그런 김 감독이 한화에서 유일하게 인정한 거포가 바로 최진행이다.
김 감독은 "지금 여기서 거포라고 할 만한 타자는 최진행 하나밖에 없다. 아주 크게 치는 스타일 아닌가"라며 "김태균도 거포라고는 볼 수 없다. (군제대를 마치고 돌아올) 김태완도 2년의 공백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고 팀 내 손꼽히는 장타자들에 대해 평가했다. 거포로 인정받은 타자는 최진행 뿐이다.

김응룡 감독은 해태-삼성 시절부터 덩치가 크고 힘이 좋은 선수를 선호했다. 한화에서는 최진행을 가장 먼저 점찍은 모양새. 188cm·100kg의 탄탄한 체격조건을 자랑하는 최진행은 타고난 힘이 대단하다. '힘'만 놓고 보면 최고 수준. 풀타임 주전 첫 해였던 2010년에는 32홈런을 기록했고, 올해도 팀 내 최다 17홈런을 때려냈다.
타격에 일가견있는 김성한 수석코치도 벌써부터 최진행의 매력에 푹 빠졌다. 김 수석은 "최진행을 직접 보니 가능성이 더 크게 느껴진다. 힘 하나는 정말 최고"라며 "약점이라면 변화구 대처 능력이다. 힘이 워낙 좋기 때문에 스윙을 조금 더 짧고 간결하게 가져가면 좋을 것이다. 손목 활용을 잘하고 스윙 궤도에 변화를 주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최진행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큰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감독님과 수석코치님께서 관심을 가져주시니 감사하다. 그만큼 잘 해야 하는 책임감도 느낀다"며 "올 한해 동안 배우고 느낀 게 많다. 슬럼프에 한 번 빠질 수 있어도 너무 자주 빠진 것이 문제였다.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내 것을 하지 못했고 자신감을 잃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그는 "올해 여러가지로 많이 느꼈다. 이제 더 이상 같은 실수는 없을 것"이라며 "장타도 장타이지만 결국 정확성을 키워야 한다. 김성한 코치님 지적대로 임팩트 순간 손목 쓰는 게 무디다. 손목 활용법을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김응룡 감독은 현역 시절 아시아선수권대회 타격왕 2회와 실업야구 홈런왕 2회 경력을 자랑한다. 김성한 수석은 홈런왕 3회, 타점왕·최다안타 2회를 차지한 프로야구 초창기 최고 타자 출신. 그들의 주목 아래 최진행이 다시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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