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 코치, "형처럼 선수들 이야기 들어주고 싶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0.18 14: 18

"아직 실감이 나지가 않네요".
이름이 불릴 때까지만 해도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김수경(33) 넥센 히어로즈 신임 불펜코치가 등번호 83번을 달고 정식 코치로 나섰다.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코치직을 맡게 된 김 코치는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염경엽 신임 감독 취임식 겸 2013시즌 코칭스태프 소개식에서 "은퇴, 코치라는 단어가 아직 어색하고 실감이 나지 않지만 적응해서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취임사를 밝혔다.

김 코치는 "잠도 못잘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 아직 젊고 야구에 미련이 남아 있어 더 해볼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금 내 공이 타자들에게 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현실을 봤고 구단과 감독님이 좋은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한다. 아쉽지만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염 감독에게 코치 제의를 받고 3~4일을 고민했다. 김 코치는 "하루는 더 던지고 싶었고 하루는 그냥 코치를 하고 싶었다. 김시진 감독님께 이야기를 드렸는데 몇 년 전부터 그런 생각을 하신 것 같았다. 기회가 올 때 해보라고 하시고 다른 현장에 계셨던 분들도 그렇게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그동안 많은 고민을 했음을 드러냈다.
김 코치는 이어 "스스로도 구속이 떨어지니 안타를 많이 맞는 게 느껴졌다. 전력으로 던져도 직구가 134km 밖에 나오지 않았다. 예전에 잘 던졌고 우승을 했던 영광을 놓기 힘들었다. 지난해말 승리를 하면서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올해는 또 달랐다. 내 공이 통하지 않는구나 생각했다"며 힘들었던 은퇴 과정을 돌아봤다.
아직 선수들에게 코치보다 선배로 익숙한 그다. 김 코치는 "이제 선수들을 보면 실감이 날 것 같다. 이제는 코치지만 자리를 떠나 형으로서 그동안 제가 힘들었던 점을 토대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겠다"고 코치로서의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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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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