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을 목표로 하겠다."
큰 무대 데뷔전의 떨림이 전해졌다. '슈퍼루키' 김효주(17, 롯데)가 '배움의 자세'를 프로 데뷔 소감으로 밝혔다.
김효주는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에 참가한다.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전향한 후 갖는 데뷔 무대다.

마침 김효주는 18일 이 대회를 끝으로 현역 은퇴를 결정한 '슈퍼 땅콩' 김미현(35, KT)의 공식 인터뷰 후 등장, 묘한 대조를 이뤘다. 김효주와 김미현은 서로 포옹을 통해 각자의 새로운 길을 격려하고 축하해줬다. 올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한국, 일본, 대만의 프로대회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한 대형 유망주, 작은 체구에도 LPGA 통산 8승을 거둔 후 명예롭게 물러나는 대선배의 만남이었다.
김효주는 프로 데뷔전 기분에 대해 "다른 느낌은 없는 것 같다"면서 "계속 경기한다는 생각으로 연습을 해왔다"면서 "신분이 프로로 바뀌었다지만 경기를 하면 느낄지 몰라도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성적에 상관없이 배운다는 생각으로 나설 것"이라는 김효주지만 "그래도 성적이 좋게 나오면 기분은 좋을 것"이라고 말해 승부욕을 살짝 비치기도 했다.
특히 김효주는 "명예의 전당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사실 막연하게 명예의 전당을 목표로 세웠다. 실제 그 조건을 얼마 전 인터넷으로 찾아본 후 정말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10년 이상 뛰면서 꾸준해야 거둘 수 있더라"는 김효주는 "첫 승이나 통산 몇 승을 거두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그것을 향해 달려간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수줍게 웃었다.
박세리, 김미현 등 성공한 선배들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좀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플레이 때 집중하려고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주는 롤 모델로 박세리를 꼽은 바 있다. 라이벌을 묻는 질문에도 "상대 선수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김미현은 김효주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아마추어로 성적을 내다가 프로가 돼서 주춤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물론 잘할 것이라 믿는다"면서 "프로가 됐다는 주위의 기대에 부담스러워서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프로가 됐으니까 하는 마음에 연습을 게을리 하는 것도 있다. 꾸준히 열심히 연습하길 바란다. 많이 겁먹지도 말고 너무 자신감에 차지도 말고 프로 데뷔 잘했으면 한다"고 따뜻하게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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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