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핵잠수함 권오준(32)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승선이 사실상 무산됐다.
지난달 11일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권오준은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구단 지정 병원에서 주사 치료를 받는 등 1군 복귀를 위해 안간 힘을 쏟아 부었다.
12일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와 권오경 수석 트레이너가 지켜 보는 가운데 1달 만에 공을 잡았다. 당시 권오준은 "통증은 없었다"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권오준은 13일 불펜 피칭 도중 팔꿈치 통증이 재발하는 바람에 예정 투구수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선수 보호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류중일 삼성 감독은 권오준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심했다. 그야말로 힘겨운 선택이었다. 권오준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 명단에서 빠졌다. 더 이상 그가 할 수 있는 게 없었기에.
18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삼성의 한 코치는 "아무리 아파도 내색하지 않았던 권오준이 '더 이상 힘들 것 같다'고 했을때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큰 경기는 정말 자신이 있다. 단 한 번도 긴장해본 적이 없다. 지금껏 큰 경기에서 잘 했던 만큼 언제나 즐겁고 기대된다". (권오준)
두 차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는 등 수많은 역경을 딛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던 권오준. 가을 잔치를 앞두고 뜻하지 않은 부상에 발목 잡혀 진한 아쉬움을 삼켰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