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의 바람, "선형아, 좀 더 여우같아져라!"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0.18 21: 52

"20점씩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관중들 야유하니까 스피드가 더 붙더라. 그런 것만 좀 여우같이 플레이할 수 있다면 훌륭한 포인트가드가 될 것이다".
자식을 보는 심정이 이와 비슷할까. 문경은(41) 감독은 김선형에 대한 흐뭇함으로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다. 기자들에게 "김선형이 포인트가드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며 먼저 되물을 정도로 그의 '변신'에 만족스러운 기색이었다.
서울 SK는 1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카드 2012-2013시즌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경기서 82-65로 승리했다. 같은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서울 라이벌'간의 경기서 승리한 SK는 이날 경기 승리로 개막 이후 2승 1패, 삼성전 원정경기 6연승을 달렸다.

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상대는 2연승으로 상승세 타고 있는 팀이고 우리는 어려운 경기를 해왔다. 분위기 반전으로 2연승 도전했는데 다행히 수비면에서 준비한 부분이 잘 먹혀서 의외로 3쿼터까지 쉬운 경기 할 수 있었다"고 총평을 전했다.
이날 SK의 승리에는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전환한 김선형의 활약이 있었다. 문 감독은 "내가 마음에 든다 안든다를 떠나 나머지 선수들이 김선형을 믿고 뛰어주는 것이 좋다"며 "자신감을 많이 얻은 것 같고 이기는 경기 하면 할수록 1번으로서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낙 어리고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한 선수"라고 김선형을 묘사한 문 감독은 "20점씩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관중들 야유하니까 스피드가 더 붙더라. 계속 불러도 벤치를 잘 안쳐다보니 김선형 때문에 내가 목이 이렇게 쉰다"고 농담을 던졌다.
농담에 담긴 마음은 따뜻했다. "그런 것만 좀 여우같이 플레이할 수 있다면 훌륭한 포인트가드가 될 것"이라고 칭찬을 전한 문 감독은 "사실 농구인들 이야기로 포인트가드는 누가 잘 깨지고 어느 쪽이 뚫리고 이런 것까지 다 체크해서 조율해야 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김선형 본인이 워낙 공격성이 강하니까. 지금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김선형을 기특해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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