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잃은 배구단이었던 러시앤캐시 드림식스가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
18일 오전 11시 아산시청 본청 상황실에서 아산시·러시앤캐시 드림식스 2012-2013시즌 연고협약식이 열렸다. 이날 협약식은 복기왕 아산시장과 한국배구연맹 박상설 총장, 러시앤캐시 김호철 감독 등 양 측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아산시와 러시앤캐시의 계약 기간은 올 시즌이 끝나는 2013년 4월 말까지다. 장충체육관의 보수공사가 2년으로 예정된 이상 연고지 계약 연장은 불가피하다.

아산시는 적극적인 입장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복기왕 아산시장은 "지속적인 연고가 될 수 있도록 시작하는 해로 만들고 싶다. 1년만 할 것 같았으면 이렇게 공들이지 않았다"며 "KOVO가 지속적인 연고권을 줄 것이라 믿고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젊은 도시'로서 아산시는 러시앤캐시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겠다는 뜻이다. 실질적인 유치효과도 있다. 타지에서 젊은 시민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 아산시로서는 지역 연고 배구단을 유치함으로써 애향심과 소속감을 부여할 수 있다. 복 시장 역시 "30만 아산시민이 배구를 통해 하나로 모아지고 애향심을 더 높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KOVO로서는 확답을 줄 수 없는 일이다. 박상설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계약을 영구히 하겠다 안하겠다 할 수는 없다"며 "1~2년 동안 아산시를 연고로 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고 향후로도 아산시를 연고로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KOVO가 신중하게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러시앤캐시는 우리캐피탈이 20억 원의 연고 기금을 내고 서울에 들어온 배구단이다. 즉 서울 연고권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셈이다. 서울 연고권은 러시앤캐시가 새로운 매각 주체를 찾아 인수된 후에도 유효하다. 따라서 향후 러시앤캐시의 연고지 결정에 있어서는 누가 될 지 모르는 인수기업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셈이다.
어느 기업이 러시앤캐시를 인수하든간에 서울이라는 매력적인 시장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다른 스포츠와 경합이 치열하고 팀이 분산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가능성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결국 '팬심'이 중요하다. 박 사무총장 역시 "프로는 마케팅이다. 시민 여러분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수 기업이 연장을 원할만큼 매력적인 연고지로 만들자는 것이다.
러시앤캐시도 적극적으로 아산에 녹아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호철 감독은 이날 협약식이 끝난 후 한국배구연맹 관계자와 함께 선수단이 머물 숙소를 구하러 나섰다. 선수단 전원을 아산으로 불러들여 생활하기 위해서다. "연고에 힘을 많이 보태주신만큼 아산시에 맞고 아산시에서 가장 사랑받는 팀을 만들기 위해 함께 어울려서 운동하고 생활하겠다"는 이유다.
아산시와 러시앤캐시의 동행은 이제 겨우 한 발을 내딛었다. 각자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이들이 성공적으로 1년을 마무리하고 더 오래 함께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젊은 도시와 젊은 배구단의 파트너십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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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