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나며 큰' 최부경, SK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0.19 07: 02

"처음부터 내가 그 놈(최부경) 많이 혼냈어".
서울 삼성과 라이벌전이 있던 18일, 경기 전 만난 문경은(41) 서울 SK 감독은 최부경(23) 이야기를 꺼내면서 씩 웃었다. 프로 데뷔 무대부터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최부경의 어디가 그렇게 못마땅해 문 감독은 최부경을 혼냈던 것일까.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 2순위로 SK에 입단한 최부경은 일찍부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대어'였다. 대학 최고의 센터라는 평가를 받으며 SK의 품에 안긴 최부경은 그동안 SK가 필요로 했던 4번의 위치에 딱 맞는 선수였다.

올 시즌 김선형을 1번(포인트가드)으로 돌린 SK는 최부경을 4번(파워포워드)로 기용하면서 그동안 활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김민수를 3번(스몰포워드)으로 돌릴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고민에 빠졌던 부분을 최부경의 영입이라는 퍼즐 하나로 해결할 수 있게 됐으니 그야말로 복덩이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 감독은 "처음부터 최부경을 많이 혼냈다"고 이야기했다. 능력이나 기술 때문이 아니었다. 문 감독이 밝힌 이유는 "혼자 플레이하고 자기가 다 만들어주려하는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였다.
건국대 출신으로 1학년 때부터 팀의 중심에서 뛰어온 최부경은 대형 신인들이 그렇듯 혼자 팀을 이끄는 버릇이 남아있었던 것. 문 감독은 항상 긴장감을 늦추지 말라는 뜻에서 최부경을 혼내고 또 혼냈다. 걸음걸이부터 머리에 새집짓고 돌아다니는 버릇, 슬리퍼를 끌고 다니는 버릇까지 하나하나 말이다.
"생활태도 하나에서도 농구하는 태도가 보이는 법"이라고 엄하게 덧붙인 문 감독이지만 그 말투 하나하나에서도 최부경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제 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는 신인 선수에 대해 문 감독이 느끼는 기특함은 코트에서 보여주는 신뢰가 증명한다.
문 감독은 "최부경은 우리팀 단점을 보완해 줄 선수"라고 몇 번이나 강조한 바 있다. 이날도 문 감독은 "이제 최부경은 우리 팀에서 없으면 안되는 존재가 됐다. 우리가 1가드 4포워드 체제로 나갈 수 있는 것도 다 최부경 때문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경기서 최부경은 문 감독의 신뢰에 충분히 부응했다. 7득점에 리바운드만 10개를 잡아냈고, 김민수가 외곽에서 충분히 움직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집중력 넘치는 플레이로 빠른 공격농구의 한 축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최부경은 김선형과 함께 SK의 미래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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