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땅콩' 김미현(35, KT)이 공식 은퇴 인터뷰를 갖던 날, 하필 '슈퍼루키'로 불리는 김효주(17, 롯데)가 프로 입문 공식 첫 인터뷰에 나섰다.
1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 미디어센터에서는 김미현이 은퇴 인터뷰를 가졌다. 김미현은 지난 1996년 프로 데뷔 후 한국 KLPGA(11승)와 미국 LPGA(8승)서 활약하며 통산 19승을 올렸던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고 천명했다.
묘하게도 이날 김효주가 프로 데뷔를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참가한 한국, 일본, 대만 프로 대회에서 우승컵을 하나씩 들어올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김효주였다. 실제 김효주와 김미현은 단상에서 포옹하고 하이파이브, 한국 여자 대표 골퍼의 세대교체를 상징적으로 알렸다.

둘은 19일부터 21일까지 스카이72에서 펼쳐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경쟁자로 만나는 마지막 대회다. 김미현은 "우승할까봐 연습도 안했다"고 익살을 부렸지만 지난 1월 수술한 무릎과 발목이 완전하지 않다. 직접 "18홀을 돌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다"고 밝혀 사실상 참가에 의의를 두고 있다.
김미현은 김효주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잠시 고민한 후 "아마추어로 성적을 내다가 프로가 돼서 주춤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물론 잘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주위의 기대와 연습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겁을 먹지도 너무 자신감에 차지도 말고 데뷔 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효주로 상징되는 루키급 선수들에게 던지는 말이었다. 은퇴 후 선수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인 김미현은 "요즘은 연습을 많이 하는 선수가 없다"면서 "가장 노력하는 선수, 골프에 빠져 있는 선수면 좋겠다. 꾸준하게 노력하고 승부욕이 강한 선수"를 선호 선수로 꼽았다.
특히 "연습을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해야 한다. 몇 시간을 했다는 연습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집중하느냐, 얼마나 필요한 것을 연습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 롱런 비결을 들려주기도 했다.
김미현은 지도자로 올림픽 출전을 열망하기도 했다. 골프는 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에 "감독이든 코치든 초청해주시면 당연히 간다"고 말한 김미현은 "선수생활만 오래해서 티칭 경험이 없지만 지금부터 그 때까지 열심히 경험을 쌓아놓고, 초청을 해주신다면 당연히 가야 한다"고 국가대표 코칭스태프 합류를 기대했다.

그 때가 되면 김효주가 프로 5년차가 되는 해이다. 기대 만큼 성장을 해준다면 당연히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 전망이다. 김미현이 코치 스태프, 김효주가 선수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 사냥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비록 지금 짧게 스친 인연이지만 언젠가 김미현과 김효주가 올림픽 무대서 두 번째 포옹과 하이파이브를 할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